▲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 대산읍 화곡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가루 날림 현상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충남도
▲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 대산읍 화곡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가루 날림 현상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충남도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 마을 주민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가루가 날아온다며 몇 달 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서산시 환경과에 따르면 대산읍 화곡리에서 검은 가루를 발견했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수 차례 받은 시는 최근 금강유역환경청에 조사를 의뢰했다.

화곡리의 한 주민은 "지난 여름부터 정체 모를 검은 가루가 마을로 날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검은 가루는 마을의 논밭과 건물 외벽, 자동차에 붙어 주민들은 빨래조차 바깥에 널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을 받은 시는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에 조사를 의뢰했고 지난 11월 현장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금강환경청의 조사에 A사 관계자가 동행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A사는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회사로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업체다. 주민들은 검은 가루가 A사가 생산하는 카본블랙과 관련돼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카본블랙은 내부에 불순물로 들어가 있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에 의해 독성을 띈다. 다핵방향족탄화수소는 발암물질로 인체 위험성이 판명됐다.

앞서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본태성원발성고혈압 등의 집단 발병 현상의 원인으로 카본블랙이 지목되기도 했다.

화곡리의 한 주민은 "금강환경청은 토양 시료만 채취했고 검은 가루는 A사가 가져간 것으로 안다"며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검은가루 날림 현상이 발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산석유화학단지 입주 기업협의회에서 주민들에게 방독면을 지급했다.

화곡리 주민들은 검은 가루와 방독면 지급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회사가 유해 물질 배출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검은 물질이 카본블랙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이와 관련돼 공식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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