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 운영 방침을 공식화했다. ⓒ 성남시의료원
▲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 운영 방침을 공식화했다. ⓒ 성남시의료원

경기 성남시가 적자 누적과 의사 부족 등으로 개원한지 3년만에 성남시립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하기로 해 시민단체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시의료원 개선 방안 등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을 검토해 민간 위탁을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시의료원의 하루 평균 입원환자는 100명가량, 외래환자는 560명가량이다.

하루 평균 수술은 지난해 5.8건, 올해 상반기 2.8건에 불과하고 병상가동률도 20%다. 환자의 대부분은 단순 골절이나 급성 충수염 등의 경증 환자다.

성남시 관계자는 "의료원은 의사 부족으로 인해 수술 실적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의사 정원이 99명인 성남시의료원엔 54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3개월동안 의사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의료원장 역시 1년이 넘도록 비어있다.

재정 부담도 민간 위탁 결정에 주요 원인이 됐다. 성남시는 2016년 이후 8년 동안 연평균 275억원을 의료원에 지원했지만 의료손실은 △2020년 465억원 △2021년 477억원 △지난해 547억원 △올해 634억원으로 점점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향후 5년간 1500억원 이상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 성남시의료원위탁운영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가 경기 성남시청 앞에서 위탁 추진 중단 요구를 하고 있다. ⓒ 성남시의료원위탁운영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
▲ 성남시의료원위탁운영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가 경기 성남시청 앞에서 위탁 추진 중단 요구를 하고 있다. ⓒ 성남시의료원위탁운영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

성남시의료원위탁운영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시청에 방문해 위탁 추진 중단과 의료원 정상화를 요구했다.

보건의료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주민 발의로 설립된 의료원의 민간위탁은 공공의료를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성남시의료원 경영난은 직원 탓도, 직영 문제 탓도 아니며 운영주체인 신상진 시장과 성남시의 무책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간 위탁으로 인한 진료비 상승 우려에 대해 신 시장은 직속 '비급여 수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진료비 상승을 막고 취약계층 공공의료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내년 공공의료 사업비를 올해보다 102% 증액한 7억3000만원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민간 위탁 기관이 심의위 등 외부에서 운영에 관여하는 것을 동의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1996년 경상대병원에 위탁된 마산의료원의 입원환자의 진료비는 위탁 이전보다 1명당 2.8배 늘었다. 이천의료원도 고려대병원 위탁 이후 입원환자 진료비가 1명당 2배 상승했다.

박재만 시민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관련 용역은 불과 5개월 만에 대학병원 위탁 운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졸속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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