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서울 여의도 1호 재건축 사업지인 한양아파트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KB부동산신탁의 허술한 사업 운영 능력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양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입찰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운영위원회는 입찰 마감을 앞두고 두 건설사에 아파트 소유주에게 배포할 200페이지 분량의 홍보물 700권을 제작해 위원회에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가 제출한 사업참여제안서는 소유주들에게 직접 배포하지 않고 홍보물만 전달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KB부동산신탁 역시 시공사가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소유주들에게 배포하지 않고 홍보물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공자 홍보 지침·준수 서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사업 사상 최초로 사업제안서 미배포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소유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시공사에 전달한 입찰참여안내서에서 사업제안서와 관련한 별도의 규격과 페이지 제한 기준을 두지 않았다가 해당 서약서에 200페이지 이내 홍보물을 제작할 것을 별도로 명기해 혼란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위원회와 KB부동산신탁이 특정 건설사를 밀어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통상 사업제안서를 소유주들에게 배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이를 막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또 현대건설이 제출한 제안서는 500페이지인 반면 포스코이앤씨의 제안서는 200페이지로, KB부동산신탁이 설정한 홍보물 페이지 수와 동일하다.

이에 KB부동산신탁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포스코이앤씨 제안서의 단점을 숨기고 현대건설 제안서의 내용은 축소시켜 소유주가 참고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보를 왜곡시키고 판단을 흐리게 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앞서 KB부동산신탁은 지난 6월에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며 참여 불가 조건으로 '소송 중인 업체'를 명기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수주 실적이 많은 건설사일수록 소송이 진행 중일 확률이 높은데,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문구를 포함시킨 점이 특정 건설사를 배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KB부동산신탁은 시공사 입찰 일정을 연기했고, 이에 입찰 일정이 늦어지며 시공사 선정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 "제안서 등과 관련해 잡음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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