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

▲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가 5일 한국언론재단 미어교육원에서 개강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 3기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 김규원 기자
▲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가 5일 한국언론재단 미어교육원에서 개강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 3기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 김규원 기자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부설 KINA 교육센터는 지난 5일 2023 채용연계형 인터넷신문 기자 교육과정 3기 입학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이번 교육은 교육과정 이수 후 언론사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교 졸업(예정)자와 신입 기자 등 40명이 참여했다.

첫 날 강의는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전 동아일보)가 '바르고 정확한 기사쓰기, 틀리기 쉬운 문법, 보도 기사 문장' 등 기자교육 총론으로 진행됐다.

이성주 대표는 "기사는 발로 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머리로도 쓴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좋은 글이란 날씬한 글(단문), 힘을 뺀 글, 쉽고 또렷한 글처럼 읽는 사람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고 말했다.

특히 '좋은 기사'란 대중들이 알기 쉽게 읽는 기사라며 글은 사람을 닮기 때문에 좋은 사람은 글도 겸손하고 담백하게 쓴다고 설명했다.

이성주 대표의 기사 방법론을 지상으로 중계한다.

▲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가 5일 한국언론재단 미어교육원에서 개강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 3기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 김정수 기자
▲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가 5일 한국언론재단 미어교육원에서 개강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 3기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 김정수 기자

주제를 잡아라. 누군가를 만나서 한 번에 얘기할 수 있는 주제가 좋은 주제다. 가령 정수기나 커피 자판기 앞에서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대화다.

인터뷰 때는 흥미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의할 점은 Cui bono(누가 이득을 얻는가)와 Cui Malo(누가 피해를 보는가)가 있다.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찾아라. 이 과정에서 최근 챗지피티와 같은 AI기술들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술력으로는 AI의 거짓 정보를 분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메모 정리를 하라. 기사 재료를 나열해서 덩어리를 만들고 재구성해야 한다. 궁금한 것들,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메모한 후 기사를 쓰는 것이 좋다.

육하원칙으로 써라. 주요 독자층을 신경써서 기사를 쓰면 문장 구성에 좋다. 예컨대 패션 관련 기사는 젊은층, 골다공증 관련 기사는 노년층과 그 자녀층이 주요 독자가 될 수 있다.

입으로 읽어보며 다듬어라. 말하듯이 쉽게 읽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읽어보며 글을 쓰면 도움이 된다.

쉬운 단어를 사용하라. 어려운 단어를 쉬운 용어로 바꿔라. 예컨대 △취모를 배냇솜털로 △경추디스크를 목디스크로 △이개를 귓바퀴로 △동공을 눈동자로 바꾸라.

독자가 모르겠다 싶으면 용어를 설명하라.  고관절을 이루는 넓적다리뼈의 윗부분에 피가 통하지 않아 이 부분이 썩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는 것이 있다. 어려운 용어는 꼭 안 써도 된다.

한 자라도 줄여 간결하게 만들라. '하였다'를 '했다'로, '되었다'를 '됐다'로 줄여라.

우리말 구조를 살려 한자어보다는 풀이말로 쓰라. '무릎에 손상을 입었다'는 '무릎을 다쳤다'로,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했다'를 '사회가 크게 바뀌었다'로 바꾸는 게 좋다.

기자들이 잘 틀리는 용어도 많다. '과반 이상'은 '과반'과 '이상'이 중복된 표현이라고 했다. '등극'은 목표에 올랐다는 말로 1등을 했을 때만 쓸 수 있는 말이다.

스포츠 기사에서 '4강 등극'이란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다. '장본인'은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쓰는 표현이고,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주인공'을 쓰면 된다. '지적했다', '꼬집었다', '주장했다', '밝혔다' 등은 주관이 들어간 표현이다.

'~한 경우', '~ 달했다'는 특별한 때가 아니면 지양해라. '의사들의 경우'를 '의사들은'으로, '환자가 5000명에 달했다'는 '환자가 5000명이나 됐다'는 식으로 바꾸는 게 좋다.

피동의 남발처럼 생각없이 쓰는 표현을 줄이고 단어의 뜻을 찾아라. '되어지다', '잊혀지다', '감사드리다', '축하드리다' 등은 잘못된 표현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무엇을 읽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신문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 인터넷에는 자극적인 기사가 메인에 뜨기 때문에 좋은 기사를 찾기 어렵다. 아는 만큼 보인다. 좋은 책은 무조건 읽어보라.

기자는 일반 상식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중성이 생길 수 있다. 기사는 머리로 쓰고 발이 받쳐 주는 것이다. 평소에 호기심을 가지고 구조화된 사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잘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보고, 맞춤법 검사를 해보라. 영어 철자를 찾아보듯이 국어 철자도 찾아보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쓴 기사를 읽어보며 말하듯이 읽히는지, 말을 반복하지는 않는지, 읽다가 지칠 정도로 길지는 않은지 검토하라.

▲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스포츠경향 편집국장)이 5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에서 강의를 하고있다. ⓒ 김규원 기자
▲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스포츠경향 편집국장)이 5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에서 강의를 하고있다. ⓒ 김규원 기자

2강 기사문장 교육은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이 '좋은 기사, 나쁜 기사 피하고 써야 할 필수 자가진단 교열 노트'에 대해 교육했다.

엄민용 부국장은 '정·반·합'의 원리를 설명하며 "나와 생각이 다른 시각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보는 시각과 기자가 보는 시각은 달라야 하고, 기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스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정보를 때에 맞게 쓰는 것"이라며 "주변에 있는 정보에 기자의 색깔이나 시각을 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블럭에 피어난 새싹이 있다고 했을 때 일반적으로는 '생명의 강인함'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환경미화원이 직무유기를 한 것인가'라는 반대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 새싹을 보려는 사람을 위한 환경미화원의 배려'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 기자는 다양한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기자의 시각에서 '심청이는 효녀인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심청이의 아버지를 향한 마음을 생각해서 심청이가 효녀라고 하는 시각, 심청이의 행동이 상식적이지 않았던 것, 부모보다 먼저 죽은 것을 생각하면 효녀가 아니라고 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어떤 논리든 반대 논리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스포츠경향 편집국장)이 5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 3기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 한상현 기자
▲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스포츠경향 편집국장)이 5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 3기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 한상현 기자

잘못 사용하기 쉬운 한국어 표현들도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분리수거'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수거'는 가져간다는 뜻이기에 가정집에서 하는 것은 '분리배출'이라는 표현이 맞다.

'터울'은 형제들끼리 쓰는 표현으로 친구, 지인들끼리 쓰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모닥불'은 불씨 없이 연기만 모락모락 나는 것을 말하고, '귓볼'이 아닌 '귓불'이 올바른 표현이다.

엄민용 부국장은 모든 글들은 그 뜻을 미리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숫눈(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 '풋눈(일부 지역에만 약하게 내리는 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지 않는 말부터 '껍데기(딱딱한 겉 물질)'와 '껍질(단단하지 않은 겉 물질)'처럼 헷갈릴 수 있는 단어들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자문을 구하다'는 잘못쓰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자문'이란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물어봐 달라'는 뜻이다.

또한 외래어를 사용하면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시크하다', '엣지있다'같은 표현은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한자어도 혼돈을 줄 수 있기에 우리말을 써야 한다. 종이 국어사전을 사용한다면 다른 단어들까지 함께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다.

상식적인 기사를 써야 한다. 잘못 알려진 상식도 많아 유의해야 한다.

'탄 음식을 먹으면 암이 걸린다', '산성비를 맞으면 대머리 된다', '막걸리를 먹으면 항암 효과가 있다',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 '세계 3대 진미',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직접 측량해 그렸다' 등이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상식이라 하더라도 누군가에겐 예외가 있을 수 있다. 물은 건강에 좋지만 신장이 안 좋은 사람은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나트륨이 많은 음식은 몸에 나쁘지만 적당한 나트륨은 오히려 필수적이다. 이렇듯 예외 상황을 기사에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차별 표현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족'보다는 '재중동포', '유모차'보다는 '유아차', '출산율'보다는 '출생률' 등으로 고쳐 쓰는 것이 좋다. '여(女)'자의 경우 구별로 썼는지 차별로 썼는지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KINA교육센터가 주최하는 채용연계형 교육은 오는 8월 30일까지 매주 수요일 한국언론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개최됩니다.

수료증을 받은 수강생은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원사에 기자로 취업하게 됩니다. 

이 기사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회장 이의춘·미디어펜 대표) KINA 교육센터(센터장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대표) 교육생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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