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이 다음달부터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 신승민 기자
▲ 라면이 다음달부터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 신승민 기자

라면업계가 13년 만에 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주요 인기제품은 제외하면서 '꼼수'라는 소비자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터 라면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28일 밝혔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스낵면 5개는 3380원에서 3180원, 참깨라면 4개는 4680원에서 4480원이 된다.

하지만 오뚜기 주력 제품인 진라면은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진라면은 오뚜기 라면 매출 30%를 차지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은 핵심 제품이라 가격을 내리면 수익성 측면에서 타격이 크다"며 "2010년 가격을 내리고 11년간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에 타사 제품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짜짜로니, 맛있는 라면, 삼양라면 등 대표 제품 12개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

하지만 국내 매출 40%를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은 제외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동참하지만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까지 내리는 것은 힘들다"며 "세계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국내 판매가가 내려가면 해외에서도 연쇄적으로 인하 요구가 나올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팔도도 왕뚜껑봉지면, 일품해물라면 등 제품에 대해 다음달부터 평균 5.1% 인하한다. 인기 제품 팔도비빔면과 왕뚜껑컵라면은 마찬가지로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각 4.5%, 6.9% 낮춘다. 출고가 기준 연간 2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 가격 인하 혜택을 모든 품목으로 나눠 적용하면 소비자의 체감 생활물가 하락폭이 작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기 제품으로 인하 대상을 한정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30% 이상 올린 밀가루 값이 이제 5% 떨어졌다"며 "인상한 만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