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콘텐츠 나혼자만레벨업을 번역한 델쿠르의 대표 인기작 솔로레벨링. ⓒ 델쿠르
▲ 한국 콘텐츠 나혼자만레벨업을 번역한 델쿠르의 대표 인기작 솔로레벨링. ⓒ 델쿠르

프랑스 내에 한국 작가와 콘텐츠를 제공하며 선구자적 지위와 인기를 얻은 출판기업 델쿠르가 웹툰 서비스를 종료한다.

27일 프랑스 일간지 레제코에 따르면 프랑스 만화 출판업계 2위 기업 델쿠르가 2021년 초 런칭한 웹툰 플랫폼 '베리툰'이 네이버, 카카오 등과의 경쟁에 밀려 다음달 3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한국 콘텐츠를 번역한 종이책 출판은 역량을 강화해 서비스를 이어간다.

프랑스 웹툰 시장은 한국 계열인 네이버 웹툰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베리툰, 웹툰 팩토리, 이즈네오 등 토종 플랫폼이 남은 파이를 두고 경합하는 구조다.

지난해 카카오의 피코마가 시장에 참여하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현지 플랫폼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모양새다.

▲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오페라역에 네이버웹툰의 광고가 걸려 있다. ⓒ 네이버웹툰
▲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오페라역에 네이버웹툰의 광고가 걸려 있다. ⓒ 네이버웹툰

베리툰은 2년 6개월여의 서비스 기간 동안 100편이 넘는 작품을 선보였다.

베리툰의 모회사 델쿠르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웹툰 시장에서 독자를 모으고 유지하려면 마케팅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인기있는 한국 작품의 사용권 가격이 최근 2년 사이 4~5배 뛰는 등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델쿠르는 웹툰 사업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해 비용을 절감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델쿠르는 1986년 설립된 만화 전문 출판사로 출판, 유통, 그래픽 등 분야를 넓혀가며 성장 중인 프랑스 만화 출판 점유율 2위 기업이다.

델쿠르는 2021년 베리툰의 출시와 함께 '케이북스(Kbooks)'라는 한국 콘텐츠 출판 전문 자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인기 한국 웹툰을 'Solo Leveling'이란 제목으로 번역해 출간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솔로레벨링은 현재까지도 프랑스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만화로 전해진다. 시리즈를 통틀어 판매 부수는 120만 부에 이른다.

▲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오페라역에 네이버 웹툰의 광고가 걸려 있다. ⓒ 네이버웹툰
▲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오페라역에 네이버 웹툰의 광고가 걸려 있다. ⓒ 네이버웹툰

레제코는 이러한 '투엑스라지(XXL)'급 성공이 다른 회사들의 시장 진입과 경쟁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델쿠르는 사업을 종료하는 베리툰의 인력들을 케이북스에 재배치하는 등 조직을 정비해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프랑스 출판업계 관계자는 "베리툰과 같은 신생 플랫폼을 유통과 출판, 판매까지 모두 도맡아 했던 전통 출판사가 관리하기는 훨씬 까다로웠을 것"이라며 "적극적 독자 참여와 커뮤니티, 쌍방향 교류가 특징인 웹툰 플랫폼의 강자가 빅테크인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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