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열우 전 소방청장· 최병일 전 차장 구속 초유의 사태 반응

▲ 승진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 받은 신열우 전 소방청장(왼쪽)·최병일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이 모두 구속됐다. ⓒ 세이프타임즈
▲ 승진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 받은 신열우 전 소방청장(왼쪽)·최병일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이 모두 구속됐다. ⓒ 세이프타임즈

설마가 현실이 됐다. 소방청 고위간부 간에 승진 청탁 금품이 오간 것으로 드러나며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직 소방청장과 차장이 모두 구속되면서 승진 뇌물 파문은 하위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청주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신열우 전 소방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열우 전 청장은 2019년 소방청 차장, 2020년 서울소방본부장을 거쳐 2021년 12월 청장에서 퇴임했다.

검찰은 신열우 전 청장이 최병일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의 소방정감 진급 때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영장을 신청했다.

소방정감은 일반직 공무원과 비교하면 고위공무원 가급인 1급에 해당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공무원 승진에서 뇌물이 오간 것 자체가 초유의 사태다.

최 전 본부장은 소방감인 소방청 정책국장을 역임한 후 중앙119구조본부장에서 소방정감인 차장으로 승진한 뒤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을 역임했다.

소방정감은 본청 차장과 서울·경기·부산본부장 등 4명이 있다.

최 전 본부장은 4일 청주지법 형사22부 오상용 부장판사 심로 열린 공판에서 승진을 위해 신 전 청장에게 금품을 준 뇌물공여죄 혐의를 인정했다.

최 전 본부장은 국립소방병원 입찰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청장과 차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자 일선 소방관들은 '허탈하다'는 반응과 더불어 '공공연 비밀 승진 뇌물'에 대한 전면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위직 소방관 A씨는 5일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위직은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고위직이 승진 뇌물을 주고 받은 것은 하위직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연장선에 불과하다"며 "서울소방도 승진시기가 되면 향응과 접대가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한 바퀴 돌면 떨어지고, 두 바퀴는 돌아야 안전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누가 승진심사 위원으로 참여할 줄 모르기에 서장급 간부를 모두 접대하고 돈을 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이다.

경기소방의 하위직 소방관 B씨도 "이 기회에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썩은 것을 반드시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직과 다르게 소방공무원의 경우는 '직업이 서장'인 경우도 많다"며 "서장 등 간부들에게 한 번 찍히면 승진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평소에 로비를 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이 승진과정에서 뇌물을 건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고질병'이다.

전남소방에서는 승진을 위해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관련자 6명 중 3명이 해임과 강등,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경남소방에서도 뇌물을 받은 간부 4명이 기소됐다.

부산지역도 승진을 대가로 돈은 주고 받은 간부들이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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