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응원한 팀이 패하자 화가 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자신이 응원한 팀이 패하자 화가 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난입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가 끝난 뒤 벌어진 관중 난동으로 인해 125명이 사망했다.

아레마와 페르세바야의 경기 종료 직후 아레마가 홈경기에서 페르세바야에 3대2로 23년만에 패하자 화가 난 관중 일부가 선수와 팀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에는 수천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경찰은 난입한 관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쐈고 이를 피하려 출구 쪽으로 달려가던 관중들이 뒤엉키면서 대규모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경찰이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어기고 과잉 진압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IFA의 경기장 안전·보안 규정 제19조에 따르면 선수와 관계자 보호와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경기장과 주변에 경찰을 배치할 수 있지만, 총포류나 최루탄을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경찰이 관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장에 있던 축구팬은 "몽둥이와 방패를 든 경찰이 나타나 관중을 구타했다"며 "최루탄을 발사하는 소리도 최소 20차례 들었다"고 말했다.

니코 아핀타 자바주 경찰청장은 "무정부 상태 속에서 관중들이 경찰을 공격했고 차량도 훼손했다"며 "최루탄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328명이 사망한 사고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축구장 사고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이날 사고를 이유로 일주일 동안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문화체육관광부도 무관중 경기 진행을 검토하고, 축구장 안전 상황을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다.

우스만 하미드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사무총창은 "축구 경기장에서 누구도 목숨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로 축구계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축구와 관련된 모든 이에게는 암울한 날이며 이해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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