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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의 로봇 경찰견이 실제 사건에 투입됐다. ⓒ 유튜브 FNTV 캡쳐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잘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폿'이 미국 뉴욕에서 '소방관'으로 활약한다.

21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소방국(FDNY)은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스폿 2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당 가격은 7만5000달러(9100만원)다.

FDNY는 스폿을 우선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한 정보 수집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사고 현장에서 스폿은 사람이 진입하기 힘든 구역에 들어가 구조물이 안전한지 확인하거나 유독가스 농도를 측정해 구조대원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FDNY가 현장에 로봇을 배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슈퍼드로이드'라는 로봇을 투입해봤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로봇은 위험 물질을 감지하는 능력은 있었으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거나 돌무더기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20년 출시한 스폿은 몸체 카메라를 이용해 지형에 맞춰 보폭을 조절하며 균형을 잡는다. 사람이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파악하고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할 수 있다.

계단도 가볍게 오르는 등 바퀴를 장착한 로봇보다 이동성이 뛰어나 화학 공장, 원자력 시설 등 위험구역을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스폿은 기아 광명공장에 '안전 서비스 로봇'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뉴욕소방국에 앞서 뉴욕 경찰(NYPD)도 2020년 스폿을 들여와 인질강도 등 사건 현장에 투입했지만 '로봇 경찰견'에 대한 비판 여론 때문에 최종 도입 계획을 접어야 했다.

스폿은 범인들이 현장에 있는지 파악하는가 하면 인질들에게 음식물을 배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맨해튼의 저소득층 거주지역에서 발생한 인질 사건에 투입된 이후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그동안 미국에서 경찰견은 유색인종을 진압하는 임무를 주로 맡아왔다는 인식이 강했다. 로봇 경찰견이 시민을 감시·공격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졌고, 결국 NYPD는 1년 만에 스폿 임대계약을 종료했다.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한 듯 FDNY는 스폿을 정보수집용으로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 등에서 공기 중 유해가스 농도 등을 측정하는 등의 업무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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