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푸드] '차'로 즐기는 맑은 '각성'
하루를 시작하며 마시는 커피 한 잔 속 카페인은 잠이 덜 깬 뇌를 깨우고 업무 집중력을 높여주는 현대인의 작은 에너지 부스터(energy booster)다.
이는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졸음을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 '아데노신'의 작용을 억제하고,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해 각성과 집중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커피를 활력이 떨어질 때마다 마셔도 문제가 없다면 좋겠지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은 같은 한 잔에도 손이 떨리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며 속 쓰림, 불면증 등을 경험한다. 이처럼 카페인 부작용으로 커피의 각성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각성 효과를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 함량이 낮거나 카페인의 작용을 완화하는 성분이 포함된 차(tea)를 선택하면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뇌를 깨우는 각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녹차에는 카페인이 있지만 커피의 3분의 1 수준이며 L-테아닌(L-theanine) 성분이 함께 들어 있어 카페인으로 인한 불안감을 완화시켜주고 차분한 집중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또 녹차에는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물질인 카테킨(catechin)이 풍부해 활성산소 제거, 세포 손상 억제, 심혈관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발효 과정이 더해져 풍미가 깊은 홍차는 카페인 함량은 녹차보다 약간 높지만 커피보다는 낮은 편이다.
홍차는 발효 과정에서 카테킨이 변형돼 '테아플라빈'과 '테아루비긴' 같은 폴리페놀 성분이 생성된다. 이러한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롱차는 완전히 발효된 홍차보다 덜 발효되고, 녹차보다는 발효가 진행된 반발효차로 카페인 함량이 녹차와 홍차의 중간 정도인 차다. 폴리페놀 성분이 지방 대사를 촉진해 식후에 마시면 소화에 도움이 되며 은은한 각성 효과가 있다.
반면 말차는 녹차 잎을 통째로 가루로 만들어 마시는 형태로 카페인 함량이 일반 녹차보다 높다. 덕분에 빠른 각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카페인 민감자는 야간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평균적인 카페인 함량 기준으로 보면 녹차(약 20~50㎎/200㎖)가 가장 낮고, 우롱차(약 30~50㎎/200㎖), 홍차(약 40~70㎎/200㎖), 말차(약 60~70㎎/200㎖), 커피(아메리카노 기준 약 80~120㎎/240㎖) 순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경우라면 자신에게 맞는 차를 적절히 선택해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도 각성 효과는 누릴 수 있다.
카페인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면 허브차가 좋은 대안이 된다. 페퍼민트, 로즈마리, 레몬밤 등 대부분의 허브차는 카페인이 없다.
카페인처럼 강력한 각성 효과는 아니지만 향기 성분과 일부 생리 활성 성분이 뇌를 은은하게 자극해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졸음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페퍼민트차는 멘톨 성분이 후각을 자극해 시원한 각성감을 주며 로즈마리차는 허브의 주요 성분인 카르노식산(Carnosic acid)이 뇌 혈류를 증가시켜 기억력과 주의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향기만으로도 은은한 각성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레몬밤차는 레몬 향의 허브로 불안 완화와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신경계에 부드럽게 작용하면서도 카페인 없이 맑은 안정을 제공한다.
깨어 있는 힘은 꼭 커피에서만 얻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체질과 기호에 맞는 차를 선택하면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도 맑고 차분한 각성을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잠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편안히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인의 작은 에너지 부스터를 커피가 아닌 차에서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