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옹벽도로 붕괴 '부실시공' 의혹 … 경찰, 현대건설 조사 예정

지난 7월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시공 과정과 도로 유지·관리 전반을 대상으로 '투트랙'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중앙시설물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와 함께 실시한 3차례 현장 조사 결과, 옹벽 뒤채움재로 사용된 암석 중 일부가 입경 기준(100㎜ 이하)을 크게 초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붕괴 지점에서는 400㎜를 넘는 암석이 발견됐으며, 이는 국가건설기준센터(KCSC) 표준시방서 기준을 벗어난 것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해당 구간이 '흙쌓기 구간'이어서 최대 500㎜ 암석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토사 사이에서 비닐 등 건설 폐기물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진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조만간 현대건설 관계자를 소환해 시공 과정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며, 도로 관리 책임자인 오산시와 점검업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옹벽 붕괴가 시공상의 문제인지, 유지·관리 부실과 결합된 복합적 원인인지 규명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월 16일 오후 10ｍ 높이의 옹벽이 붕괴되면서 하부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쳐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당시 시간당 39.5㎜의 폭우가 내렸고, 붕괴 전날 "비가 오면 옹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지만 즉각적인 조처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