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일산1캠프 헬퍼 작업 중 쓰러져

2025-07-30     성창희 기자
▲현직 배송기사가 택배노조에 제보한 메시지에는 119 구급차 출동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 택배노조

쿠팡 택배현장에서 폭염 속 노동자 안전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30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9일 15시 20분쯤 경기 파주시 일산1캠프에서 소분작업 중이던 헬퍼(분류 보조 노동자)가 작업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 구급차가 긴급 출동했다는 제보를 현직 배송기사로부터 받았다.

업무채팅방을 통해 전달된 현장 상황에는 노동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구조가 이뤄졌다는 내용과 함께 배송 현장의 작업이 일시 중단되었다는 보고가 담겨 있었다.

쿠팡CLS 홍용준 대표는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의 쿠팡 양재동 서브허브 방문에서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에 맞춰 수백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작업구역의 온도를 20도 초반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진보당 정혜경 의원과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분당소방서 등이 쿠팡 야탑캠프를 현장 점검한 데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야탑센터 4층의 온도는 34.8도에 달했다. 에어컨은 설치되지 않아 '찜통더위' 속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며 "핸드폰을 수거당해 119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정 의원은 점검 결과 "쿠팡 측이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냉방 대책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열악한 작업 환경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현직기사가 보내온 업무톡  ⓒ 택배노조

택배노조 관계자는 "일산1캠프 헬퍼가 쓰러지기 하루 전인 지난 28일 저녁 7시 3분을 가리키고 있는 제보에는 '신선(식품)을 맞추려면 뛰어야 하는데 오늘 추가 물량하고 좀 뛰었더니 심장압박이 와서 못 뛰겠다. 신선 미스날꺼 같다'고 적혀 있었다"며 쿠팡에선 신선식품을 저녁 8시까지 무조건 배송완료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달 초 택배노동자 폭염 사망 이후 택배업계에 지연배송(작업중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일부 택배사에선 이를 시행하고 있지만 쿠팡은 여전히 배송시간을 엄수하는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고용노동부가 이번 사고에 대해 산업재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세이프타임즈 취재팀에 전해왔다. 이어 쿠팡과 위수탁 대리점 간 책임구조 속에 놓인 특수고용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조치를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복되는 폭염 사고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시민사회는 "배송보다 생명"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물류업계 전반의 구조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