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4% A군 연쇄상구균 … "감시체계 구축해야"
해외에서 급증한 A군 연쇄상구균 감염에 대한 공포가 국내에 확산되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현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수행한 국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시체계 구축 연구 결과는 국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최근 10년간 공식 감시체계 없이 확인한 국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사례는 383건에 달했다.
전체 환자의 83.3%가 성인이었고 16.7%는 소아였고, 이들 가운데 41.5%는 감염으로 인해 수술·피부 절개술을 받아야 했고 1.3%는 팔다리를 절단하는 비극을 겪었다.
전체 환자의 14.4%가 감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11.7%는 심각한 후유 장애를 겪게 됐다.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은 모든 환자를 빠짐없이 등록·관리하는 전수 감시체계를 통해 감염병의 확산 양상과 유행 변이 등을 면밀히 추척하고 있다.
한국은 관련 감시체계가 전무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감영병관리과 과장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질환을 법정감염병에 반영하는 것에 대한 세부 사항을 검토·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의료기관은 환자 발생 시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고, 이를 통해 전국적 발생 현황과 역학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현주 교수는 "침습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높은 사망률과 심각한 후유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며 "국가 감시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 고위험군 관리·유행 조기 발견을 통해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