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유 100%' 식약처 수사했더니 '달랑 1.5%'
수입·제조·판매업체 대표 등 검찰 송치
산양유 100%. 알고보니 고작 1.5%에 불과했다. 단백분말 제품을 '산양유 100%'라고 속여 팔아온 일당이 식약처의 집요한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품 성분을 속여 수입·제조·판매한 업체 3곳과 수입업체 대표 등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세이프타임즈가 식약처 발표를 토대로 이들 업체를 조사한 결과 디딤인터내셔널(대표 박재준)은 '산양유 단백 분말'을 수입해 업체에 판매했다.
이 원료를 바탕으로 원네스팜(대표 양성운)이 제조를 맡았다. 디딤푸드(대표 윤세훈)는 '산양유단백질100%'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식약처는 지난 8월 우유 원재료 사용을 제품에 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명령을 내렸다.
식약처는 이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4~8월 인도의 제조사에 우유(98.5%)에 산양유(1.5%)를 섞은 저가의 유함유가공품을 제조하도록 요청했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국내에 산양유 100%의 제품으로 허위로 신고한 뒤 36톤을 반입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식품제조·가공업체 원네스팜에 불법 수입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을 원료로 제공, 완제품 43톤을 생산하도록 위탁했다.
원네스팜은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 대신 가격이 50% 저렴한 분리우유단백을 18.3~50%까지 사용, 위반 제품 26톤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을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통해 41톤 유통해 18억원을 챙겼다.
이들은 범행의 은폐도 했다. 정부 수거검사에 대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에 다른 국가의 산양유단백분말을 혼합한 제품을 별도로 영업장에 보관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수사가 시작되자 인도 현지 중개인에게 이메일과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지만 디지털 포렌식 분석으로 지시한 문서가 확인됐다.
식약처는 업체에서 보관하고 있는 제품 4.4톤을 압수하고 이미 유통·판매된 제품은 회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해식품 등의 수입·제조·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감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