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악당 1위' 한국 선정에 "국제적 망신"
한국이 '오늘의 화석상' 1위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오늘의 화석상은 세계기후환경단체들의 연대체 기후행동네트워크가 1999년부터 인류의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나라에 수여하는 상이다.
기후솔루션·그린피스·환경운동연합·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 4개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9) 회의장에서 한국을 오늘의 화석상 1위로 발표했다.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한 국가는 전 세계의 기후 대응 노력을 방해하는 '기후 악당'으로 불린다.
프랑스 파리에서 18일(현지 시각) 열린 OECD 수출신용 정례회의에선 각국 수출신용기구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는 협상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그러나 지난 6월 한국과 튀르키예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 시민사회 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졌다.
정부는 2020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에도 해외 화석연료 금융지원을 40% 이상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신규 해외 화석연료 사업 투자액은 2017~2020년 14조3218억원에서 2021~2024년 20조3537억원으로 증가했다. 캐나다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다.
프랑스 시민단체 스톱 토탈과 국제 환경단체 '350.org' 등은 파리에서 한국 정부의 화석연료 금융지원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활동가들은 "한국이 주요 화석연료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며 파리협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령락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가스 수요 감소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예정된 현실이자 국제적 흐름"이라며 "다른 국가들은 신규 화석연료 금융을 제한하고 녹색 투자로 선회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OECD 수출신용협약 개정안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공적 금융의 전환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한국도 OECD 수출신용협약 개정안 합의에 적극적으로 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