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희 칼럼] '요술램프' AI와 공존하고 싶나요
"헨리 포드의 컨베이어 시스템이 마부를 실업자로 만들었다."
1913년 디트로이트의 한 공장에서 포드 자동차 설립자 헨리 포드(Henry Ford)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혁신 덕분에 자동차 생산이 연간 1만대에서 200만대로 늘어났고, 가격은 850달러에서 260달러로 떨어졌다.
누구나 자동차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뉴욕의 주요 운송 수단이었던 말은 12만마리에서 4만마리로 줄었다. 마부는 갑자기 실업자가 됐다.
기술의 발전이 직업의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예다.
110년이 지난 지금, AI라는 또 다른 혁신이 우리 삶에 동일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뜻의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인간의 인지 기능을 모방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적 능력이다. AI는 인식·학습·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텍스트·이미지·비디오·오디오·코드 등 새롭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사람의 지능과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포춘 500대 기업의 92%가 인공지능 연구 및 개발 회사인 OpenAI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수많은 기업들이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AI와 인간은 서로 다른 부분에 강점이 있다. 인간은 감정과 윤리적 판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반면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강점이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AI는 2029년 인간 지능 수준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인류의 생물학적 지능이 10억 배로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와 협업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AI의 발전은 일부 직업의 소멸을 예고하고 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직무들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AI가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독창성과 감성 지능이 더 중요해진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평생 학습과 기술 협업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다.
인간이 AI와 공존하기 위해 AI에게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요청하는 명령어(질문)를 뜻하는 프롬프트(Prompt)를 배워야 한다.
영국 그리니치대 경영대학 게르하르트 크리스탄들(Gerhard Kristandl) 교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인간 지능과 AI를 연결하는 핵심"이라며 "AI가 정확하고 관련성 있는 응답을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했다. AI를 잘 사용하기 위해 프롬프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와의 공존을 위해서 우리는 질문을 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올바른 질문은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론인이자 혁신전문가 워렌 버거(Warren Berger)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답을 찾기보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AI시대에는 질문 능력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다. 그 이유로서 질문은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촉진하며,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데도 필수적이므로,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AI 시대를 이끌어갈 것이다.
AI가 창의적 작업을 수행하면서 모든 직무에서 인간의 감성 지능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라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AI의 창의성에도 한계가 있으며, 인간의 질문과 비판적 평가가 AI의 결과물을 의미 있게 조정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국 교육학자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는 '나선형 학습 과정'을 통해 이해가 점진적으로 심화된다고 주장했다. AI와의 공존도 이와 같다.
작은 질문에서 시작해 점점 더 깊은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AI의 발전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이 변화의 물결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AI와 친해지는 것이다.
시대를 선도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노래하게 한다"고 말한 것처럼, 요술 램프 지니 같은 AI를 움직이게 하는 질문을 이 가을에 책으로 연습하자.
■ 조찬희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컨설팅학박사 △경영지도사 △저서 '트윈 트랜스포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