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철 칼럼] 기업은 일석삼조 제품을 원한다
최근 읽어본 글로벌 기술 동향 관련 자료에서 의미 있는 문구를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국내 IT의사 결정권자들이 꼽은 미래를 대비하는 최우선순위에서 73%라는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은 1위가 바로 비용절감이라는 내용이었다.
역으로 표현하면 그만큼 많은 비용을 기업들이 IT분야에 지출해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정 규모이상의 기업들이 매년 IT(보안분야를 포함)에 지출하는 비용은 실로 만만치 않다.
한번 도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를 위해서 운영비가 필요하고, 운영을 위한 인력도 확보 및 유지되어야 하고, 정기적인 기능 개선작업도 이루어져야 한다.
도입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작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때로는 수천개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규모에 비례해 지출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게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그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지금까지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으므로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였을까. 적어도 보안분야에서 만큼은 이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결과물들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안전문가들로부터 화제가 되며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들이 있으니 바로 엔드포인트 통합솔루션이다.
보통 기업의 컴퓨터에 설치돼 운영되는 보안솔루션들을 나열해 보자면 안티바이러스, DRM(문서암호화), 매체제어, DLP(자료유출방지), NAC(네트워크접근제어), 출력보안, 화면보안 등을 들 수 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서 한두 개 이상 더 설치돼 있을 수도 덜 설치돼 있을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건비, 운영비, 유지보수비 등 직원용 컴퓨터에 설치된 보안솔루션들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상당하다.
게다가 각 제품마다 납품업체도 다르고 그에 따른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직원용 컴퓨터에 국한하지 않고 서버, 네트워크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 복잡도는 엄청나게 증가한다.
그러니 이를 총괄해야만 하는 보안조직의 업무 스트레스 역시 상당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전차로 인해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요구사항들이 튀어나오는 결과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위에서 말한 비용절감은 단순히 비용이 절감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컴퓨터의 보안솔루션들을 통합솔루션으로 교체함으로써 여러 제품들의 관리에서 하나의 제품만 관리해도 되는 관리 용이성을 달성할 수 있으며, 이것저것 많이 설치됨으로써 발생해 온 부작용이었던 컴퓨터의 성능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
즉, 통합제품 교체만으로도 성능향상이 가능한 것이다. 한마디로 일석삼조인 셈이다.
이렇듯 IT분야에서 기업들이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상은 이제 대세로 굳어지는 듯하다.
겉으로 보이는 이유로야 비용절감을 내세우고 있다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오랫동안 참 많이도 투자해 온 IT분야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도입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의문의 결과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튀어나오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의 IT시장은 새로운 신기술의 출현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기존 기술들에 대한 반성과 고찰을 통해 나타난 통합과 연계의 제품, 극도의 효율성 추구를 통해 비용절감과 더불어 추가적인 이익까지 제공하는 일석삼조의 제품이 이끌어가게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