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혼소발전에 3조7000억' … 역행하는 탄소중립
한국서부발전은 석탄발전소를 혼소 설비로 전환해 운영했을 때 부담해야 하는 추정 비용을 공개했다.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석탄과 암모니아를 혼합해 연소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29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실에 따르면 태안화력 9, 10호기의 암모니아 혼소 설비 비용은 5825억원에 달하며 연료비는 매년 327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혼소 발전기의 설계수명을 고려한 운영 기간 전체(2030~47년) 비용은 3조9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3조971억원이라는 비용은 충남도 지역 전체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훨씬 웃돈다. 오는 2030년 충남도 지역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에 필요한 비용은 1조7820억원이다.
오는 2030년부터 석탄 화력발전에 암모니아 혼소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하지만 암모니아 혼소의 높은 비용과 낮은 효용성으로 인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암모니아 혼소는 석탄발전 조기 폐쇄에 비해 탄소배출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도 수반돼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화석연료 수명연장이 아닌 탈석탄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한국위원회 수석연구원은 지난 11일 자발적재생에너지(RE100) 정책 설명회에서 "대다수가 혼소 발전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며 "암모니아 혼소 발전량에 대한 기업 수요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발전사들은 암모니아 혼소 계획을 기존보다 축소하고 있다. 발전공기업 5개사는 당초 24기 암모니아 혼소 적용 계획을 지난해 10월 조사에서는 14기로, 올해 6월 조사에서는 10기로 축소했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발전사들도 암모니아 혼소의 실효성 부족과 지역 수용성 미확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암모니아 혼소에 들어가는 큰 비용을 석탄발전 조기 폐쇄와 재생에너지 확대 지원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