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미국 조선업 진출 ··· 국내기업 '최초'

"한화시스템의 첨단 해양기술-한화오션의 선박 제조 경쟁력 시너지 기대"

2024-06-21     손예진 기자
▲ 한화그룹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다. ⓒ 한화그룹

한화그룹이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 모두를 1억 달러(한화 1380억)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자회사로 미국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다.

필리 조선소는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등의 상선,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와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이 핵심 영역이다.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공조를 기대하고 있다. 상선과 함정 시스템 관련 스마트십 솔루션인 통합제어장치(EC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IAS) 등 최고 수준의 해양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선 라인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상선에서 무인수상정·함정 등 특수선 시장까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매출 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다. 필리 조선소의 강점인 중형급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분야로 확대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 선박·스마트십·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함으로써 북미 지역에서 압도적인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재 미국 함정시장은 해군 함대 소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함정 건조 설비를 증설하라는 요구가 있는 상황이다.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향후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미국 함정시장에 진입할 때 함정 건조와 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인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 어성철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