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 강등

2024-04-18     신주연 기자
▲ 페퍼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돼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됐다. ⓒ 페퍼저축은행

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 문제로 인해 신용등급이 연달아 강등되며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5일 나이스신용평가사에서 부정적(BBB-) 신용등급을 받았다.

기존 신용등급 BBB(부정적)에서 하향조정된 것이다. 고금리로 자본 조달비용이 늘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점, 경기 회복이 지연돼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점이 강등 이유다.

신용등급 등락의 문제는 등급이 BBB 아래인 투기등급으로 더 떨어질 때다. 투기등급이 되면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반납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3분의 1을 차지해 직접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보면 향후 등급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 비중이 12.9%로 업계 평균인 8.8%보다 높다. 고정이하여신은 2545억원에서 4630억원으로 2085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로 내려갈 여지가 있는 요주의이하여신(연체 1개월~3개월 미만) 비율도 26.6%에 달한다. 규모는 전년의 8587억원에서 9570억원으로 983억원 증가했다.

최근 금감원은 저축은행에 비상시 자본조달 계획 외에도 재무구조 관리 방안 등 건전성 관리 계획 제출을 주문했다.

금감원의 자본조달 계획 요구는 79개 저축은행 중에서도 자산순위와 자본조달력이 낮은 중소형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중소형사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비율 보고와 경영개선 조치는 통상적인 당국 업무다. 저축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항상 해 왔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