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플렉스' 하던 카페 사장 … 알고보니 '마약왕'
전국에 79곳의 마약 은닉 장소를 마련하고 2만9000회 마약을 거래한 유통·판매 조직의 꼬리가 잡혔다.
2일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날 해외에서 액상 대마와 합성 대마 등을 들여와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총책 A씨 등 19명을 붙잡아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마약류를 구매한 15명도 검거하고 11명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베트남 등 해외에서 마약을 구매해 국내로 들여왔다. 대마, 액상 대마, 합성 대마는 물론 극소량으로도 강력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 등 다양한 마약을 취급했다고 한다.
A씨 등은 주로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구매자와 접촉했다. 마약과 관련된 은어인 '아이스(필로폰)' 등을 트위터에 올린 뒤 구매자가 접근하면 텔레그램 방의 링크를 주는 방식이었다. 경찰은 텔레그램 채널에 3000명이 들어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조직은 베트남 등에서 들여온 마약을 양에 맞춰 잘게 나누고, 이를 포장해 전국 주택가 전기 배전함이나 에어컨 실외기 등에 미리 숨겼다. 마약 운반책(드로퍼)은 일명 '던지기' 수법을 활용해 A씨 조직이 알려준 주소에 포장된 마약을 두고 오는 역할을 했다.
경찰은 드로퍼들이 대부분 대학생, 사회 초년생이었으며 고등학생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최초 마약 구매자였지만, 마약을 살 돈이 부족해지자 월 300만원가량을 받고 운반책으로 조직에 가담했다.
경찰은 A씨 조직이 다른 마약상의 범죄 자금을 세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마약 조직이 A씨에게 현금을 이체하면 이를 코인으로 교환하는 식으로 170억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세탁했다. 코인은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워 마약 거래에 주로 사용된다.
A씨는 마약 유통과 범죄 자금 세탁으로 챙긴 범죄 수익금으로 서울 성수동의 유명 카페와 오피스텔 등을 구입하고, 포르셰 스포츠카를 몰기도 하는 등 하루 유흥비로 2500만원을 쓰기도 했다.
경찰은 A씨 조직의 범죄 수익금을 31억원으로 추정하고 이를 몰수, 추징 보전했다. 현금과 A씨가 사용한 고급 시계 등 귀금속 8600만원 상당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조직이 전국에 숨겨 놓은 마약을 전량 회수했다"며 "A씨 조직의 추가 마약 은닉 장소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