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아파트' LH 전관업체가 설계했다
2023-08-02 오승은 기자
최근 무량판 구조에 필수적인 전단 보강근(보강철근)을 누락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의 설계업체들이 대부분 LH 퇴직자들이 일했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곳으로 파악됐다.
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전단 보강근이 문제가 된 아파트 가운데 13개 단지의 설계를 맡은 업체가 전 LH 직원들이 일하거나 대표 등을 맡아 운영한 곳이다.
154개 기둥 전체에 철근이 누락됐던 경기 양주회천 아파트를 설계한 범도시건축사사무소와 유앤피도시건축사사무소 역시 모두 LH 전관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아파트의 오류가 대부분 설계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지목된 만큼 이들 업체의 '전관 특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LH의 '기수 문화'가 전관 업체 몰아주기에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사를 책임지는 감독보다 기수가 높은 LH 선배가 감리사에서 현장으로 온다면 업무적 지시와 소통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앞서 경실련은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 설계용역 계약 전부를 전관업체가 수주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국토부의 사고 원인 발표에서 LH 전관이나 이권 카르텔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국민의 주거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LH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