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고급객실' 직원들만 '몰래' 썼다

2023-08-02     신승민 기자
▲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지리산, 내장산 등 생태탐방원 생활관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 지리산생태탐방원

지리산, 설악산 등 전국 국립공원 5곳 생태탐방원의 생활관 예비객실을 내부직원과 지인이 무료로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 8개 생태탐방원 예비객실의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2일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은 지리산, 설악산, 한라수도 등 전국 8곳에 생태탐방원을 개원하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만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생활관 객실을 유료 대여하고 있다.

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태탐방원 8곳 모두 일반 국민은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한 예비객실을 1채씩 보유하고 있다.

공단 직원들은 지리산, 내장산 등 5곳에서 생활관 예비객실을 내부 직원과 지인들의 청탁을 받고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었다.

이들이 무료로 사용한 객실은 가장 비싸고 큰 독채 등으로 온라인 예약 불가는 물론 공단도 사용내역을 관리하고 있지 않았다.

부당 사용 사례를 보면 A생태탐방원은 한 사무소장의 청탁을 받고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예비용 한옥 별채 1실을 1~2박 무료 숙박하도록 하는 등 올해 상반기에만 5명의 직원이 여섯 차례에 걸쳐 무료 숙박했다.

권익위는 조사 과정에서 공단의 예비객실 관리 대장과 온라인 예약 자료가 없어 부득이하게 해당 직원들의 기억과 진술에 의존해 최근 6개월간 사용 내역을 확인했다.

이에 공단 직원들이 생태탐방원 예비객실을 관행적으로 부당 사용해왔던 것으로 추정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공원 휴양시설을 공단 직원들이 부당하게 사용하는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