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아이디어 베끼는 대기업 ? … 농협·LG·롯데 지목

2023-04-19     신승민 기자
▲ 대기업 아이디어 탈취 피해기업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경청

농협경제지주 목장관리 앱 NH하나로목장이 '키우소'를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성보 키우소 대표이사는 대기업 아이디어 탈취 피해 중소기업 기자회견에서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상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19일 밝혔다.

키우소는 한우·젖소 농가의 목장 기록관리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앱이다. 한국농수산대 시절부터 구상해온 아이디어를 농장 운영에 뛰어든 3년 차에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방 대표는 2020년 5월 앱을 출시했고 농협중앙회 주관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출품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방 대표는 현재 농협과 갈등을 겪고 있다. 2021년 11월 농협이 출시한 목장관리 앱 'NH하나로목장'이 키우소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농협경제지주는 2019년 9월 농협하나로 앱, 2020년 1월 한우올인원을 내놓는 등 키우소가 나오기 전부터 관련 앱 개발을 추진해왔다는 입장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2021년 12월 키우소 대표와 미팅을 가졌지만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었고 다른 사업 협력을 키우소 측에서 거절했다"며 "앱 운영은 수익사업이 아닌 환원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아이디어 도용 여부를 두고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갈등을 빚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와 영양제 디스펜서 아이디어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분쟁 상황을 맞닥뜨리면 패닉이 온다"며 "특허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로 신고해야 하고 소송도 따로 해야 한다는 걸 전혀 모르는데 원스톱으로 대응 방법을 상의해주는 조직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링커코리아는 타투프린터 콘셉트 모방으로 LG생활건강과 대립하고 있다. 윤태식 대표는 "실효성 없는 공정거래법에 기대 고발했을 때 얻는 건 무엇일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며 "스타트업이 약자 프레임을 써서 대기업을 공격하느냐는 비난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희경 공익법인 경청 변호사는 "아이디어 침해가 유형물 침해보다 위법성, 사회적 책임의 정도가 경미한지 의문"이라며 "행정조사 범위 확대와 실효성 강화, 범부처 협의체 구성, 아이디어에 대한 객관적 가치 평가기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