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브라질 법인 수익 '급감' … 글로벌 성장 제동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브라질 법인 순이익이 지난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양사의 주주총회소집공고에 첨부된 연결재무제표에서 삼성·LG전자 브라질법인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전자 브라질법인(SEDA)은 종속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순손실을 나타냈다. LG전자 브라질법인(LGEBR)의 순이익은 전년 기준으로 95.1% 감소한 162억원이다.
SEDA는 2017년에 1조4494억원, 2020년에 8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1년엔 순이익이 50%가량 감소해 4900억원가량이 됐고 지난해는 3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LGEBR은 2017년에 2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2021년엔 33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엔 매출이 9.8% 감소한 1조6583억원으로 떨어지고 순이익은 95% 감소했다.
브라질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양사의 매출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지난해 12월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재화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브라질인 레티씨는 "브라질의 전기료와 가스비도 1년 새 30%가량 폭등했다"며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브라질의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불안한 정치상황도 양사 수익 급감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렸다. 치안이 불안정해지면서 경제 둔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쳐 TV와 스마트폰 등 비교적 고가의 전자제품을 생산·판매하는 SEDA와 LGEBR이 큰 타격을 받았다. 양사 모두 현지 생산 비율이 높은 만큼 글로벌 정세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EDA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2670만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다. 매출액도 전년 기준 9% 감소했다. 지난해 SEDA는 브라질 마나우스의 사업장에서 정규직 노동자 100명가량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내 상황이 좋지 않다"며 "삼성과 LG는 브라질에서 인기있는 브랜드지만 현지 상황 때문에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