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다는 신협 '한 명' 위한 '특혜 대출' 논란
2023-02-24 김지현 기자
이사장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신용협동조합에서 비상임이사에게 특혜 대출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지역 신협의 비상임이사 A씨가 이자율 2%대의 저금리 대출을 받았다.
수해 피해를 입은 시민을 위해 긴급 마련된 대출상품이지만 신협은 이를 홍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늘어나자 신협중앙회는 각 신협에 금융지원 방안을 요청하고 낮은 이율을 적용한 긴급 자금 대출상품을 출시하라고 권고했다.
신협은 5000만원 한도, 연이율 3.5%의 수해 복구 상품을 만들어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사회는 해당 상품의 이율을 2%로 낮추고 대출 한도도 1억원까지 상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품을 이용한 건 비상임이사 A씨 한 명뿐이다. A씨는 가족의 집이 침수됐다며 760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상품이 일반 조합원들에겐 홍보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조 관계자는 "처음부터 한 사람을 위해 만든 특혜 대출"이라며 "직원들의 의사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A씨가 포함된 비상임이사들이 이사회를 과도하게 개최해 수천만원의 수당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해당 신협의 비상임이사 관련 경비 지출 내역은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을 위한 대책이 더 이상 일부 계층의 특혜로 변질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