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노총 아들·딸 '52억 학자금' 대줬다

2023-02-23     김지현 기자
▲ 서울시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5년간 52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 세이프타임즈

서울시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노동자 자녀 장학금' 명목으로 5년간 52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권성동 의원(국민의힘·강원강릉)이 서울시에서 받은 노조지원사업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시는 2018∼2022년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에 노동자 자녀 장학금 52억3480만원을 지원했다.

한국노총은 이 돈을 조합원 자녀 3546명에게 지급했다. 연간 1인당 최대 지원액은 대학생이 240만원, 고등학생은 120만원 수준이었다.

장학금은 지원단체 장학사업 운영위원회에서 지급 기준을 정하고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지급된다.

이후 장학금이 지원 대상자 계좌에 입금되면 정산 후 시에 보고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그동안 시 내부에선 해당 사업에 대해 수차례 문제 지적이 있었다. 시는 2020년 정산 보고서에서 "학자금 대출 상환을 전제로 1학기 장학금을 받은 수여자 가운데 1명의 대출 상환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향후 지원 자격, 선정 기준, 중복 지원자 해소 방안 등을 더 세밀하게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저소득층의 수혜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청 자격과 지원 금액, 인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 규모를 일반 시민 대상 장학금 수준으로 조정해 노동자 간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현재와 같은 외유성 일정이나 특혜성 장학금으로 국민과 비노조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노동자 자녀 장학금은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장학사업운영위원회가 심사·선발·의결해 사실상 나눠먹기 장학금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