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갑' SK매직 "일하고 싶으면 돈 내" 횡포
가전 렌탈업체인 SK매직이 방문점검원(MC)들에게 '책임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인당 100만원 이상의 금액을 강제로 걷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200여명의 MC들로부터 걷은 32억원의 금액과 그 이자가 어떻게 유용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는 탓에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돈이 회사의 쌈짓돈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SK매직MC지부는 2일 SK매직 서울 종로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책임이행보증금이라는 명목으로 1인당 100만원의 금액을 강제로 공제하고 있다"며 "MC들의 돈을 고객의 연체금이나 계약 해지 때 발생하는 손해를 메우는 데 사용하고 있으며 이자 등과 관련해 아무 정보도 공개하지 않아 부당한 정책"이라며 해당 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의 SK매직 MC들은 3200여명으로 이들은 모두 방문점검 일을 하려면 일정 액수의 현금을 회사에 책임이행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책임이행보증금이란 MC들이 받을 수수료에서 일정 금액을 의무적으로 회사에 공제·예치하는 정책으로 보증금은 퇴사 후 6개월이 지나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조 측은 타사의 경우에 비춰봐도 이러한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현철 노조 위원장은 "업무상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100만원이 넘는 돈을 떼가는 것도 모자라 책임이행보증금은 영업수당 되물림 제도의 담보물로 악용되고 있다"며 "타사는 이미 불합리를 이유로 이를 폐기하고 노동자들에게 금원을 되돌려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문제는 전국 3200여명의 SK매직 MC들이 100만원을 예치하면 32억원의 금원이 발생하지만 회사는 이에 대한 이자 정보를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국 MC들의 돈이 마치 회사의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SK매직이 이 같은 방식으로 책임이행보증금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동종업계 타 회사들과 비교해서도 구시대적이고 악질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의 용처와 관리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MC 근무연수에 비례한 이자도 소급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