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호 의원 "국내 데이터센터 22% 예비전력 구축 안해"
2022-10-20 신예나 기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어난 '카카오 사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데이터센터 10곳 중 2곳이 비상전력을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노용호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데이터센터 146곳 중 33곳이 한전과 예비전력 공급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 시간 전기 공급이 이어져야 하는 데이터센터는 비상전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민간을 포함한 정부·공공기관 데이터센터의 22%가량이 비용 문제로 비상 전력을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약관에 따르면 비상전력은 의무 사항이 아닌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계약하게 돼 있다. 비상전력을 구축하면 고객은 자체 비용으로 전신주와 선로를 설치해야 하고 매달 요금을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십억원 넘게 드는 초기 비용에다 매달 수백만원씩 추가되는 전기요금의 부담으로 이를 기피하는 곳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서울대, 정부대전청사, 삼성생명보험, 현대자동차, KDB산업은행 등이 내·외부용 데이터센터에 비상전력 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반도체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변전소 두 곳과 선로를 연결해 비상 전력을 구축해 뒀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카카오 사태에서 보듯이 데이터센터가 멈추면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국민 경제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며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은 책임감을 갖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