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타 변이 확산에 임신부 백신접종 권고한 미 CDC ⓒ 연합뉴스
▲ 델타 변이 확산에 임신부 백신접종 권고한 미 CDC. ⓒ 연합뉴스

올해 4분기에는 국내 임신부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실시 기준상 임신부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예방접종 제외(화이자는 예외) 대상이다.

이와 관련, 이필량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부도 임신부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고하는 방침에는 동의했고, 시기상으로는 4분기에 접종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이사장은 접종을 권고해도 국내 임신부들이 선뜻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코로나19 감염률과 치명률이 높은 해외에서도 임신부들의 백신 수용성은 높지 않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를 보면 백신을 맞은 미국 임신부는 전체의 23.8%에 불과하다.

CDC가 임신 20주 전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은 여성의 유산율은 정상 범위이고, 백신을 맞았다고 유산 위험성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니라며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것에 비하면 떨어지는 수치다.

이 이사장은 학회 차원의 공식 접종 권고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며 "임신부들은 태아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굉장히 걱정하는데, 이건 전문가라고 해서 의학적으로 설득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만일 접종을 열심히 권고한다고 해도 (접종자가 전체 임신부의) 반은 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신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 반응 확률과 코로나19 감염의 위험도 등을 저울질해볼 국내 데이터가 없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이 이사장은 "국내 전문가들도 해외 (임신부 접종) 데이터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고, 우리나라 자체의 통계자료가 없다"면서도 "당장 임신부 대상 임상시험을 하는 건 너무 오래 걸리고, 대상자 모집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부인과학회는 지난달 23일 보건당국과 온라인 회의에서 국내 임신부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권고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도 임신부 접종을 권고하는 방침에는 동의하지만, 임신부를 다른 집단보다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산하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4분기에 소아·청소년과 함께 임신부도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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