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씨 빠빠 표지. ⓒ 오엘북스
▲ 메르씨 빠빠 표지. ⓒ 오엘북스

(세이프타임즈 = 전형금 기자) 나라마다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은 상이하다. 어느 방법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옳거나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나라마다 역사적, 자연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아이들의 육아법이 상이하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전직 기자가 프랑스에서 전업주부로 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프랑스식 육아법을 책으로 펴냈다. 육아 중인 부모나 예비부부들이 읽고, 부모도 행복한 육아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메르씨 빠빠!'(정상필 지음·오엘북스)는 특별한 육아법이나 유명인의 육아 이야기가 아니라 출산율 2명대에 이르는 프랑스의 육아 시스템과 그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은 아이를 어른들의 의지대로 키운다는 것이다. 부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우리와 달리 프랑스에서는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바치지 않는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을 키우는 건 부모가 아니라 좌절이라고 말한다. 프랑스에서는 대형마트에서 생떼를 쓰거나 소리를 지르며 보채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행동을 해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좌절을 통해 아이들은 섣불리 버틸 게 아니라 부모의 뜻을 따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게 슬기로운 처신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곧바로 주지 않고 기다리게 하는 것이 프랑스 육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게 프랑스 부모들의 생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들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부모가 무조건 희생하는 일도 없다.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와 달라도 너무 다른 아내의 '엄마' 노릇에 당황하지만 그 또한 한국과 프랑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나름의 사랑법이라는 걸 실감한다.

저자는 아이들 덕분에 어른이 됐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워봐야 진짜 어른이 된다"고 한 우리 어른들의 말처럼 '프랑스 육아의 교과서'로 추앙받는 아동심리학자 프랑수아즈 돌토도 "엄마를 만드는 것은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좌절을 통해 커가는 것처럼 부모 또한 좌절을 겪는다. 부족한 부모로서의 한계를 확인하게도 된다. 그런 과정에서 배우고 깨지고 인내와 지혜를 배운다. 말 그대로 어른이 돼간다.

한민택(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는 추천글에서 "두 문화 사이에서 힘겹지만 행복한 싸움을 해나가는 이 한국인 아빠의 프랑스식 육아는 한 아이가 진정한 인간으로 양육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전해준다"며 "이 육아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각자도 자기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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