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교수 ⓒ 서울시보라매병원
▲ 조소연 서울시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 ⓒ 서울시보라매병원

(세이프타임즈 = 이민우 기자) 서울시보라매병원은 피부과 조소연 교수가 희귀 궤양성 피부질환인 망상청피반 혈관병증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하고 질환의 발병기전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망상청피반 혈관병증이란 혈전에 의해 혈류 순환에 문제가 생겨 피부에 얼룩덜룩한 그물 모양 형태가 나타나는 궤양성 피부질환이다.

발병률이 매우 낮은 희귀질환이지만 발생 시 피부 궤양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환자마다 발생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세한 검사와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

공통적으로 여름철에 특히 증상이 크게 악화되며 치료를 위해서는 혈액 응고를 억제해야 하므로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망상청피반 혈관병증이 확인된 국내 환자 28명과 건선·습진이 있는 대조군 69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비교분석해 망상청피반 혈관병증 발병을 촉진하는 유전자 매커니즘을 연구했다.

연구결과, 망상청피반 혈관병증 환자 중 29.2%에서 체내 엽산대사 관여 효소인 MTHFR의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으며, 변이율은 대조군보다 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MTHFR는 독성 아미노산인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 대사를 위한 필수 효소로서,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날 경우에는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동맥경화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에서는 MTHFR 유전자 변이 여부와, 성별에 따라 발병 위험에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이 여성인 경우에는 망상청피반 혈관병증이 발병할 위험이 5.2배가량 높았고, MTHFR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무려 6.9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과 MTHFR 유전자 변이가 망상청피반 혈관병증 발생에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소연 서울시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에서 희귀 피부질환인 망상청피반 혈관병증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 매커니즘의 한 축을 규명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며 "MTHFR 유전자 변이로 인해 효소의 호모시스테인 조절 능력이 약화되면 진피와 혈관에 염증 발현이 촉진되고, 이로 인해 발병 위험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질환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통증이 매우 심해 삶의 질을 크게 낮아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이 효소의 변이종은 주변 온도가 높으면 호모시스테인을 제대로 대사시키지 못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므로, 무더운 여름철에 특히 여성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면 빠른 시일 내에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학술지인 미국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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