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이슈분석 <28> ‘안전’ 같은 삶의 질은 외국에서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지난해 여론조사를 통해 외국인이 살기 좋은 나라 '톱10'에 중국 등 아시아 6개국을 선정했다. 아쉽게 대한민국은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높은 연봉만이 선택의 기준은 아니다. 치안, 육아환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과 같은 삶의 질이 외국에서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라고 불리는 미국에는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언어로 된 안내문이 마련돼 있다. 미국 시애틀 경찰국은 영어가 익숙치 않은 한국 사람들을 위해 '911 응급전화 통역서비스 이용방법'에 대한 한국어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했다. 안내문에는 '언제 911로 전화해야 하는지'와 한국어 통역사를 요청하는 간단한 영어표현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행정자치부에서 발간한 '2015년 외국인주민 현황'을 보면 국내 거주 외국인 숫자는 174만1919명이다.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3.4%에 해당하는 수치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외국인 주민의 구성분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외국 국적을 가진 동포, 결혼 이민자, 그리고 유학생 등이다. 여기에 해마다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영어가 어느 특정국의 언어가 아닌 세계 공용어가 된지는 오래전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은 영어라는 매개체만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한다.
안전분야에서는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노력하는 곳이 경기도재난안전본부다. 지난 17일 전국 최초로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소속 미국 소방대원을 초청, 119 상황실 근무자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했다. 이 교육은 앞으로도 2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미국 소방대원과 '롤 플레이(Role Play)'를 통해 영어신고 접수요령을 익히고, 외국어 역량을 높이기 위한 동기를 부여 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외국인의 생명과 재산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해 외국인 119 신고접수 영어 파일을 만들어 직원교육에 활용했다. 용인소방서와 국내의 한 대학이 합동으로 '119 생활영어 매뉴얼'도 만들었다. 지역별 여건에 맞춰 119 외국어 3자 통역도우미 제도도 운영한다고 하니 대한민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외국들에게는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이는 일이다.
한국방문위원회는 2018년까지를 '한국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누구라도 살고 싶은 나라, 하룻밤을 보내도 안전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나라, 그래서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소방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관광하고 먹을거리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필요할 때 안심하고 전화할 수 있는 119로 발전하고 진화해야 한다.
세이프코리아(Safe Korea)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국민안전처는 현재의 119 종합상황실 시스템을 살펴보고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의 구조요청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 외국어 역량을 갖춘 소방관은 충분히 배치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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