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박영호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파킨슨병이 동반된 사례를 보고했다고 3일 밝혔다.

수두증은 다소 생소한 병으로 주요 증상은 보행과 배뇨장애, 기억저하로 파킨슨병과 혼동하기 쉽지만 수술적 치료로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다.

수두증은 뇌척수액이 뇌실에 존재하는 맥락총이라는 부분에서 생성돼 뇌 주변을 순환한 후 거미막 융모에서 흡수 되는데, 생성이 과다하거나 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뇌실 적정양인 120~150㎖를 유지하지 못하고 축적된 상태다.

뇌척수액의 압력이 정상 범위인데도 수두증이 나타나는 것을 '정상압' 수두증이라 부른다.

정상압 수두증은 과다 축적된 뇌척수액을 제거해주면 조직의 압박이 줄어들어 증상이 호전되는데, 이를 위해 요추 사이 공간에 주사 바늘을 찔러 뇌척수액을 빼내는 간단한 시술로 호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뇌척수액은 우리 뇌 안에서 계속 만들어져 일반적으로 배액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술 후 증상이 호전되면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빼주는 션트 수술로 치료한다. 파킨슨병은 약물 요법이 주된 치료지만 정상압 수두증에서 약물 요법은 효과가 없다.

일반적으로 정상압 수두증은 파킨슨병이 동반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다.

박영호 교수 연구팀이 보고한 사례의 환자는 요추 사이 공간을 통한 뇌척수액 배액술 후 보행장애가 개선돼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렘수면행동장애와 서동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에서도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박영호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70세 이상 노인 100명 가운데 2명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며 "이 환자는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렘수면행동장애와 서동증이 심해 진행한 PET 검사에서 파킨슨병 소견이 나타나, 뇌척수액 배액과 파킨슨병 약제를 복용하며 증상이 더욱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노년기 기억저하와 보행, 배뇨장애가 나타나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정상압 수두증을 앓더라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거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진다면 파킨슨병이 동반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7월호에 게재됐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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