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1960년대 이후 1980년대까지 국가 경제를 살리는 '산업화' 리더십이, 1990년대 이후 2010년대까지 '정보화'라는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광복 70년만에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만들어 냈다.

산업화는 우리 아버지·어머니 세대들에게 많은 일자리와 꿈을 심어 주었다. 정보화는 386으로 대변되는 아들·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집을 마련하고,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디지털화로 대변되는 20~30대인 손자·손녀들에게는 일자리도 꿈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미래를 방치해 오고 있다.

산업화(産業化, industrialization)는 농업사회에서 기술발전으로 인하여 산업이 고도 성장하는 현상으로, 자본과 노동에 의한 제품의 생산을 중심으로 사회나 경제가 운영되고 발전돼 가는 사회를 말한다. 공간의 단축으로 수많은 일거리와 가치들이 만들어졌다. 산업화 시대는 국가가 주도권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 노동자의 노동력이 중시됐다.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 리더십의 상징이다.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 세이프타임즈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 세이프타임즈

정보화(情報化, informatization)는 지식과 자료 등을 정보의 형태로 만들어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정보가 유력한 자원이 돼, 정보의 가치를 생산하는 것을 중심으로 사회나 경제가 운영되고 발전하는 사회를 말한다. 시간의 단축으로 수많은 일거리와 가치들이 만들어졌다. 정보화 시대는 구글, 애플 등과 같은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 지식노동자의 정보력이 중시됐다. 김대중 대통령의 초고속 정보고속도로가 정보화 리더십의 상징이다.

디지털화(Digital化, Digitizing)는 정보나 자료가 유한한 자릿수의 숫자로 나타나는 방식으로 되는 개별 인간이 좀 더 중시되는 분권화되고, 인간의 전 영역이 0과 1로 기록되고 저장되며 판단되는 디지털 사회를 말한다. 물간(物間)의 단축으로 새로운 일거리와 가치들이 만들어 질 것이다. 디지털화 시대에는 주도권이 개인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 중심에 디지털 노동자의 디지털력이 중요하다. 리더십으로는 개인이 주도하는 인간 중심의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디지털화를 대변하는 고속도로를 만들어 내야 한다.

디지털화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적·물적 능력을 보완시켜 디지털화된 인간들이 좀 더 포용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삶, 새로운 형태의 사회, 새로운 형태의 국가가 출현한다는 얘기다.

디지털화는 정부, 기업보다 개인의 역할이 더 커지는 사회를 앞당길 것이다. 개인이 주도권을 잡는 시대가 된다는 얘기다. 특히, 개인, 기업, 정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소통하고, 업무를 처리하고, 일하게 될 것으로 본다.

그러면 디지털이 가진 역동적인 잠재력을 어떻게 성장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이제 대한민국은 산업화, 정보화를 넘어 새로운 디지털 사회를 이끌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리더십은 무엇인가. 디지털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지도자가 대한민국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들이 제시하는 비전이 국가 주도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느니, 기업 주도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느니 등 시선이 산업화, 정보화의 틀에 갇혀 있을 뿐이다.

만약 산업화 시대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후진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또한 정보화 시대의 시선에 갇혀 있다면 대한민국은 중진국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디지털화 시대에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정부 거버넌스 체계가 파괴되고, 공공과 민간, 더 나아가서 산업간 융합이 급속히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영역 파괴와 융합 앞에서, 지도자는 디지털화를 상징하는 '디지털 고속도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

디지털화가 우리의 삶과 직장의 의미 그리고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 국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도자의 시선이 과거에 머물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 사회는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개인의 시대로 대표되는 디지털화로 넘어가고 있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디지털 인간, 디지털 기업 그리고 디지털 국가로 디지털 탈바꿈 중이다. 이런 탈바꿈의 열차에 탑승하는 리더십을 갖지 못하는 국가는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디지털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 은서기 논설위원·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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