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예고하자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 '엉터리 시행령'이라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회의원(서울마포갑)은 9일 발표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입법예고에서 과로사와 직업성 암 등이 중대산업재해 질병의 범위에서 제외되자 "노동부가 엉터리 시행령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반쪽짜리로 만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월 통과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은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 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산업재해'로 규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작 발표된 시행령 예고는 인과관계의 명확성 등을 이유로 뇌심혈관계(과로사)와 직업성 암 등을 중대재해 직업성 질병의 범주에서 제외시켰다.

이대로 시행령이 통과되면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던 택배기사의 과로사뿐 아니라 삼성 반도체의 백혈병, 포스코의 진폐증 등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더라도 중대재해의 범주에 들지 않아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노 의원은 "지난해 택배기사의 연이은 과로사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렵게 마련됐지만 정작 이번 시행령을 보면 택배기사가 아무리 과로로 죽어나가도 중대재해처벌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노동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가 법 취지를 무시한 채 반쪽짜리로 만들어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시켰다"고 성토했다.

이어 "과로사와 직업성 암도 인정 안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만약 정부가 이대로 엉터리 시행령을 강행하려 한다면 법의 본래 취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안 발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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