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 탄압 폭로' 임종린 SPC 파리바게뜨 지회장

▲ 민주노총 SPC 파리바게뜨지회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가 노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파리바게뜨지회
▲ 민주노총 SPC 파리바게뜨지회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가 노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파리바게뜨지회

"민주노총을 탈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 승진은 친기업 노조(한국노총)원만 가능하다."

민주노총 SPC 파리바게뜨 지회는 지난 1일 민주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방노동청에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했다.

사측이 민주노총 탈퇴 공작 파문으로 노동계 이목을 집중시킨 SPC 파리바게뜨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세이프타임즈가 지난 8일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을 만나 속사정을 들어봤다.

- 지회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나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들을 만나고 고충을 해결한다. 요즘은 2018년에 한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고 있지 않고 있어 계속 투쟁하고 있다."

- 민주노총 '탈퇴공작'을 어떻게 알았나

"3월부터 탈퇴 인원이 평소보다 조금 과장해서 100배 가량 늘었다. 상황이 이상함을 느껴 탈퇴한 조합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랬더니 매장에 누군가 찾아와 '승진이 안된다'고 하며 탈퇴서를 받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탈퇴하지 않은 조합원을 회유하기 위해 매장에 끊임없이 찾아와 불안하니 노조에서 나서서 막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회사가 조직적으로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 강압적인 탈퇴 압박이었다는 말인가

"6월초쯤이다. 5월말에 퇴사한 중간관리자가 연락이 왔다. 그는 회사의 행위가 해도해도 너무하다면서 털어 놨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회사는 더 깊게, 강압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다. 그는 본사에서 조합원 리스트를 만들어 아침 회의때마다 '왜 (민주노총) 탈퇴시키지 못하느냐'며 혼을 냈다는 것이다.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탈퇴 작업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일부 지역은 본부장이 아침회의시간에 민주노총에서 탈퇴하면 2만원, 탈퇴 후 한국노총 가입은 최고 5만원을 줬다고 털어놨다."

▲ 임종린 민주노총 SPC 파리바게뜨 지회장이 서울 문래동 노조 사무실에서 세이프타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임종린 민주노총 SPC 파리바게뜨 지회장이 서울 문래동 노조 사무실에서 세이프타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또 다른 노조 탄압행위는 

"조합원이 중간관리자로 진급을 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탈퇴가 조건이라고 하더라. 실제 어느 지역 관리자는 '회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사무실에 두고 싶겠냐'고  물었다. 전국에 파리바게뜨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대구로 지역 이동 근무가 가능하다. 그런데 민주노총 조합원이기 때문에 이동이 힘들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 지역 이동을 하고 싶으면 탈퇴를 하라고 했다."

- 주로 매장에서 진행됐나

"가장 악질적이었던 것은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로 쉬고 있는 분들에게도 전화해 '민주노총에 있으면 복직이 힘들다'며 탈퇴서를 받았다. 휴직자에게 탈퇴서를 직접 받을 수 없으니 의사만 밝히면 대신해서 쓰겠다는 일도 있었다. 요즘은 아예 집 앞으로 찾아가서 탈퇴서를 받아오는 이도 있다."

- 사측은 조합 요구에 묵묵부답인가

"기사님들이 전국에 다 떨어져 있다 보니 자신이 당하면 자신한테만 와서 그런 줄 알고 움츠러든다. 기자회견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기사님들이 계속해서 제보를 하고 있다. 퇴사자도 연락이 오고 있고, 자료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회사가 사실무근이라고 법적 대응을 한다고 했지만 하려면 해라. 화섬 노조를 통해 경찰 압수수색 성명문을 낼 예정이다."

- 노동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나

"처음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을 믿을 수 없다고 했던 이유가 회사가 해당 지역에서 계속해서 활동했기 때문에 노동청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조사가 안되거나 시간을 질질 끌어서 서울 본청에 다시 넣었다. 그런데 서울 본청은 다시 성남지청으로 (사건을) 넘겼더라."

- 기자회견 후 변화된 것이 있나

"제보가 들어오는 것만 봐서는 중간관리자들이 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한국노총 간부들은 계속해서 조합원을 찾아오고 있다. 근무 중인 매장에 찾아오고. 식사 자리를 요구하기도 한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일을 겪는 것에 대해 불편하고 불안에 떨고 있다. 계속해서 작업을 하는데, 포기하지 않는 것은 법적 소송 등에 들어갔을 때 불리할 것 같으니 아예 없애버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 탈퇴 조합원들 가운데 관리자도 있나

"관리자들은 다 한국노총에 있다. 관리자를 통해 직원을 압박한다. '왜 이런 식으로 움직였냐'고 물으면 조합 활동을 한 것이라고 잘라내는 식이다. 본인 스스로도 잘려질 것을 알지만 지금 거부하면 회사 다니기가 힘들기 때문에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더라."

▲ SPC 파리바게뜨 노조원들이 조합사무실에 적어 놓은 응원의 메시지. ⓒ 신승민 기자
▲ SPC 파리바게뜨 노조원들이 조합사무실에 적어 놓은 응원의 메시지. ⓒ 신승민 기자

-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내용이 있나

"본부장 윗선에 있는 이사가 본부장한테 노조 가입과 탈퇴를 확인하라고 연락한다. 본부장도 압박을 받고, 자신의 아래로 압박을 가한다. 보고를 하는 이는 심한 압박으로 인해 만약 탈퇴서 4장을 받으면 다음 날은 몇 장을 받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4장을 전부 제출하지 않고 2장, 2장 나눠서 보고하기도 하더라.

일반 기사들 사이에서도 직급이 있다. 내 윗사람이 진급을 해야 하는데 민주노총 조합원이 있으면 진급이 안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탈퇴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인사) 공고로 나온 자리에 민주노총 탈퇴서를 들고 오기도 한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4년 동안 한 번도 안 힘들었던 적이 없다. 눈에 보이지 않은 지속적인 탄압이 있었다. 계속해서 투쟁하며 민주노조를 지켜왔다. 그동안 끊어내려고 했던 안 좋은 관습들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막아내기 위해서 민주노조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중간관리자들도 회사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 말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아무런 행동을 하고 있지 않으면 회사에서 꼬리를 잘랐을 때 그들까지 잘려나갈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법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는 회사에서는 자신들이 시켰다고 주장한 그들을 잘라낼 것이다.

BMC(현장관리자)가 노조 활동을 하면서 교섭력이 약하다 보니 힘이 있어 보이는 윗사람을 끌어 온 허장성세였다고 얘기하더라. 이분들이 움직이셔야 이러한 부당한 업무 지시를 막아낼 수 있다."

- 본사에 하고 싶은 말은 

"대화만 원활하게 되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회사에서 탄압이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 이상이었다. 사실 그전부터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왔지만 직장이기 때문에 불매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소수 노조는 쟁의권이 없어 회사에서 무서워하지 않지만 소비자는 무서워한다. 알아본 바로는 탈퇴 공작을 위해 뿌린 돈과 설득한 돈도 다 법인카드더라. 회사가 계속해서 뻔뻔하게 나오면 우리도 불매운동을 한다. 해결 방법은 본사가 나와 대화하는 것밖에 없다. 불매까지 가기 전에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 SPC 파리바게뜨 노조 사무실에 본사에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신승민 기자
▲ SPC 파리바게뜨 노조 사무실에 본사에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신승민 기자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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