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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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유연근무제 도입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서울의 대형병원 간호사들은 유연근무제 도입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대형 병원만이 누릴 수 있는 '딴세상 이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서울병원은 소속 병동 중 86%가 유연근무제를 시행중이며 6개월간의 시범 운영 결과 기존의 3교대 근무를 선택한 간호사는 1%대에 불과해 긍정적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기존의 3교대 근무는 생체리듬이 깨지고 정상적인 가정생활이나 육아에 많은 어려움을 발생시켜 삶의 질 저하와 직무 부적응을 호소하다 퇴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삼성서울병원은 간호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의 전통적 3교대 근무 이외에 △낮 또는 저녁 고정 근무 △낮과 저녁 혹은 낮과 야간, 저녁과 야간 번갈아 근무 △야간 시간대 전담 △12시간씩 2교대 등 4유형 7근무제 도입을 구상했다.

ⓒ 삼성서울병원 자료
ⓒ 삼성서울병원 자료

그 결과 전통적인 3교대 근무자는 1%대로 줄어든 반면 야간이 없는 고정 근무 30%, 야간전담이나 12시간 2교대만 하는 비율이 50%에 달하는 등 근무 안정화, 자기계발, 가정 등 개인별 필요에 따른 근무 조정이 가능해졌다.

삼성병원 13년차 간호사 A씨는 "아이들이 출퇴근 시간을 늘 물어봤는데 유연근무제 이후 낮 또는 저녁근무를 고정으로 할 수 있어 가족 전체가 안정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년차 간호사 B씨도 "3교대를 하면서 늘 시차 적응을 해온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잠을 잘 자니까 일도 열심히 하고 덜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병동 유연근무제 도입 이후 간호사들의 근무 만족도는 도입 이전 36%에서 이후 67.8%로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와 같은 성공적인 유연근무제 도입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인력 공백을 즉각적으로 지원하는 '에이스팀(Acknowledged Care Expert Team)'을 구성한 것이 꼽힌다.

에이스 팀은 고참 간호사로 이뤄져 인력 공백 시 즉각 지원하는 조직으로 각 병동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 어디서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숙련된 인력이 충분하고 재정적 여유도 있는 서울의 초대형 병원과 그렇지 못한 중소병원의 현실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3년차 간호사 C씨는 "기본적으로 간호사 유연근무제는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C씨에 따르면 병원은 언제 응급상황이 닥칠지 예측할 수 없는 장소기 때문에 일부 대형 병원이 아닌 부족한 인력과 여건 속에서는 매순간 모두가 업무집중시간이라는 것이다.

C씨는 "유연근무제를 시작하며 발생하는 인력 부족을 메꾸기 위해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것 또한 간호사를 저임금 소모품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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