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인 업무 과다 … 사실이라면 업무상 재해"
한성숙 대표 "동료 잃어 애통, 객관적 조사 받겠다"

▲ 본사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네이버 분당 사옥. ⓒ 연합뉴스
▲ 본사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네이버 분당 사옥. ⓒ 연합뉴스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글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1시쯤 네이버에 근무하는 40대 직원 A씨가 성남시 분당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를 발견했다. 메모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사망은 타살 혐의가 없어 범죄와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며 "하지만 메모에 업무상 스트레스와 직장 동료들의 괴롭힘 등의 내용이 있어 A씨 동료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는 입장문을 냈다.

특히 "회사내 인사 제도적 결함으로 인해 고인이 힘든 상황을 토로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가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동료를 황망하게 보낸 것에 대해 노조는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가족을 잃은 유족의 슬픔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앞으로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압장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 동료를 잃는 애통한 일이 있었다"며 "애도와 위로가 우선인 상중인 상황이어서 좀 더 빨리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경영진은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경찰 조사와 별개로 외부기관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직원이 모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를 비난하는 글과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직원은 "거론되는 이들의 보직 이동과 사내 시스템 접근을 막아야 한다"며 "경찰이 주변인 조사를 한다는데 상위 조직장 눈치 안 보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직원은 "고인이 십년 넘게 몸 바쳐 일한 직장"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동분향소를 회사 1층에 차려달라"고 적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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