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교수 등 7명 '언택트 시대 광고 크리에이티브' 출간

코로나19 이후 변화 예측은 어려워졌고 마케팅의 미래는 위기 속에서 변화를 맞고 있다. 확실성은 사라지고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소비자는 전대미문의 사회적 실험을 강요받고 있다.

광고 미디어 환경도 오프라인 이용이 감소하고 온라인 이용이 증가, 이용 패턴이 급변하는 현상은 일상이 됐다. 코로나 이전까지 집에서 일하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가능했다.

일상생활은 크게 변화됐고, 새로운 표준이라는 '뉴노멀'이 보편화됐다. 코로나는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현하게 했다.

고객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고민해 기업이 가진 서비스와 가치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전하는 마케팅도 기존 기준이나 가치관을 바꿔 언택트 마케팅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광고 현장과 학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광고 전문가 7명이 의기투합해 '언택트 시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학지사·312쪽·1만5000원)를 펴냈다. 광고전략의 새판을 짜고, 혜안을 제시했다.

대표 저자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언택트 시대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코로나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진 광고의 기반 위에서 놀라운 크리에이티브가 우후죽순처럼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바란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생태학, 에코마케팅 충촉해라


기존의 광고는 소비자의 동기 유발을 비롯해 자아의 욕구 충족을 강조했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생태학이나 에코 마케팅의차원에서 메시지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스웨덴 맥도날드는 맥하이브(McHive) 캠페인을 전개, 자아를 강조하던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생태 지향적인 메시지를 강조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맥도날드를 소개합니다"라는 카피로 통해 생태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맥도날드 매장은 사람이 한 명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오로지 야생벌을 위한 맥도날드 가게였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벌집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야생벌 보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캠페인에서 만약 벌이 사라진다면 생물의 연쇄 종말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캠페인은 사람들에게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맥도날드는 식량 위기를 이겨 내는데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생태 지향적 크리에이티브가 코로나 이후에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창의주성' 메시지를 담아라


창의주성(taxis)이란 창의성의 수준에 따라 수용자의 마음이 끌리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에도 창의성은 기본이지만 여기에 더해 창의주성을 지향하는 메시지가 더 환영받을 가능성이 높다.

수많은 광고들이 넘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마음이 끌리는 지점에 관련되는 각종 빅데이터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다음, 소비자들의 끌림 지점을 겨냥하는 메시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창의성이 제품이나 브랜드에서 출발하는 관점이라면, 창의주성은 소비자의 끌림에서 출발하는 관점이다.

그동안의 광고 표현은 타깃을 설정하고 소비자 혜택을 찾아내 콘셉트를 도출하고 메시지를 만드는 고정적이고 고형적인 권고에 치중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언제 어디에서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는 접점의 맥락을 고려해 액체처럼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

유동하며 흐르는 광고 메시지가 개체화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는 어떤 광고를 하려면 미디어에 3개월 이상 청약을 해서 브랜드 메시지를 노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핵심 메시지 하나를 정해서 가급적 장기간에 걸쳐 사용해야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위기 상황에서는 보다 기민한 방식의 미디어 활용이 중요해졌고, 필요할 경우에는 과감하게 메시지를 바꿀 필요도 있다.

상황에 알맞게 메시지를 기민하게 바꾸는 대응 메시지 전략을 수립하는 문제도 더더욱 중요해졌다.


경계넘어 결합, 공명으로 승부하라


탈경계의 시대,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이 게임회사와 경쟁하기도 하고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회사가 갑자기 콘텐츠 제작 및 유통회사로 등장했다.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테슬라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게임을 다수 출시하면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폭발적 성장을 예고했다.

즉 미래에는 자동차는 현재의 PC방과 유사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대표적인 국내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은 온라인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 레이'와 개방형으로 누구나 쇼호스트가 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쿠팡 라이브'를 출시하는 등 산업의 경계를 넘는 탈경계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대면 2.0 시대, 광고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각자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산업의 요소와 적극적으로 결합해 큰 공명을 만들어야 한다.

비대면 환경에서 콘텐츠 소비와 상거래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경쟁의 구도도 예측하기 힘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에서 광고산업이 생존하려면 독특한 전문성이라는 깊이뿐 아니라 IT, 리테일, 제조업에 이르는 이종 분야와의 탈경계적인 결합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실제로 여러 광고회사들이 전통적 광고의 개념에서 벗어나 경계를 넘는 시도로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콘텐츠가 브랜드를 지킨다


전문가의 예지력과 과학적 분석에 의해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미래가 다양한 측면에서 예측되지만 불확실성은 언제나 공존한다.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소비자의 심리와 문화는 또 어떻게 변모할까.

어떻게 변화할지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유력한 전망은 언택트의 반경이 점점 넓어질 것이다. 그에 따라 앞으로의 마케팅 환경은 더욱 험난한 경쟁과 적자생존의 냉엄함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의 존립과 성장을 위한 콘텐츠의 사명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스마트한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브랜드도 지켜 주게 될 것이다.


■ 공동저자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 광고홍보학과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PR학회·광고학회 회장, 제1기 정부광고자문위원회·서울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융합 미디어 트랙 및 미디어 공학-창업 트랙 담당 교수 = 미국 텍사스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다년간 뉴미디어 및 광고·PR실무를 경험했다. 로욜라대에서 디지털·인터랙티브 광고 담당 교수로 근무했다.

◇ 정세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광고학회 및 한국언론학회 이사 및 한국언론학보 편집위원 등을 역임했다.

◇ 김동후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서강대를 졸업하고 텍사스대학교에서 광고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인하대서 광고 담당 교수로 재직했다.

◇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 =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아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고대행사 코래드에서 CF 프로듀서,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한국광고홍보학회장, 2017 대한민국 광고대상 심사위원장, 방송광고활성화위원회 전문위원, 숙명여자대학교 홍보실장 등을 역임했다.

◇ 이성복 뉴데일리경제 대표 =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선일보에서 14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다. 1996년부터 칸라이언즈 한국사무국 칸라이언즈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 박선미 대홍기획의 자문 = 카피라이터로 광고 생활을 시작해 다양한 히트 캠페인을 만들었다. 대홍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작 총괄 본부장, 통합 캠페인 본부장, 자회사 엠허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3년 대한민국 유공광고인 국무총리 표창, 2016년 한국광고홍보인협회 올해의 광고인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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