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업의 HR(Human Resource) 시스템에도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를 관리하고, 지키기는 더욱 어렵다.

특히 MZ세대가 조직 구성의 절반 이상을 넘기면서 조직문화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이들 세대는 '나'세대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경험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하지 않으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제 기업은 경영목표와 성과를 강조하고 승진과 연봉인상 등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들을 유혹할 수 없다. 또한 이들은 개인마다 조직으로부터 기대하는 가치도 각각이 다르다. 기업들이 이런 세대들에게 일을 시키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새로운 HR을 도입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있다.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특히 MZ세대들은 의미있는 경험을 금전적 보상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HR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한편 HR도 전통적으로 강조돼 온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에서 직원경험(EX·Employee Experience)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시 말해 조직 내 직원들의 동기와 성과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몰입에서 경험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직원경험이란 무엇인가?

직원경험이란 한 사람이 직장에 입사해서 퇴사할 때까지 일하고, 느끼고, 소통하고, 관찰하는 모든 경험을 의미한다. 마치 기업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고객경험(CX·Customer Experience)에 집중함으로써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과 같이 직원들이 경험을 쌓음으로써 몸값을 높이는 것이다.

직원경험을 어떻게 끌어 올릴 수 있나.

미래학자 제이콥 모건은 "직원경험은 문화, 기술 그리고 물리적 공간의 합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한 개인이 입사에서 퇴사할 때까지 여정에서 의미있는 경험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은 의미 있는 직원경험을 주기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조직의 문화적 환경을 통해 직원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기업들이 직원들을 존경하고 신뢰하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MZ세대들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 속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 스스로 근무시간과 장소 환경 등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기 원한다.

시간적인 유연성을 높이는 것은 자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시간제가, 공간적인 측면으로는 재택근무가 문화적 경험의 대표적 사례다.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호칭을 통일하거나, 서열에 따른 지정좌석제를 탈피한 자율좌석제 같은 것도 의미있는 문화적 경험을 줄 수 있다.

독일 기업 SAP는 직원경험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Critical Moment' 중의 하나는 직원의 경력관리로 보고 있다.

이는 업의 본질과 자신의 일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본인 주도로 성장을 이끌어 갈수 있는 자기주도형 경력개발(CDP·Career Development Program)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둘째, 기술발전을 통해 직원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기술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증대시키고 업무효과성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직원경험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 'Microsoft viva'는 커뮤니케이션, 지식, 학습, 관리, 인싸이트를 결합시켜주는 직원경험 플랫폼이다.

'Viva topics'는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사내정보와 사내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지식검색 플랫폼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직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예측해 관련된 사내정보를 제시, 직원들이 자동적으로 사내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해준다.

'viva learning'은 사내 정보나 전문가를 넘어 외부 교육과 외부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확장된 직원경험 플랫폼으로 교육과정을 작업흐름에 맞춰서 직원들에게 안내해주고 외부 전문지식을 본인이 업무에 맞춰 습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지막으로 물리적 공간을 통해 직원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이것은 외부와의 물리적 교류를 통해 개선하는 것으로 기업의 공간을 개방한다거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직원경험 방식을 말한다.

내부 구성원이나 조직을 넘어서 외부의 조직이나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활동에 참여함으로서 경험을 쌓아 자신을 알리고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기업들은 일의 몰입이나 보안 등의 이유로 직원들이 외부의 물리적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을 극도로 통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직원들을 통제하면 할수록 조직의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직원경험은 일과 삶의 통합(Work Life Integration)을 핵심 철학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핫한 이슈였던 워라벨(Work-life balance)이 일과 삶을 동등한 위치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직원경험은 일을 삶의 여정 중에 하나의 경험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매일 조직이 시키는 일만하며 만족할 직원은 없다.

기업이 의미있는 직원경험의 기회를 주지 못한다면 직원들은 언제라도 떠나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조직의 생존은 직원경험을 제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 은서기 논설위원·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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