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팔거산성에서 발견된 신라목간 11점. ⓒ 문화재청
▲ 대구 팔거산성에서 발견된 신라목간 11점. ⓒ 문화재청

대구시 기념물 팔거산성에서 7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목간 11점이 출토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팔거산성 조사기관인 화랑문화재연구원으로부터 최근 발견된 목간 11점을 인수해 색깔 촬영과 적외선 사진 촬영과 판독 자문회의 등 조사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소는 이날 오전 팔거산성 현장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목간을 공개했다.

7점에서 글자나 글자의 흔적이 보이고, 이 중 제작 시점을 추정할 수 있는 간지(干支)와 곡식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목간은 길이가 15∼23㎝, 너비가 2.2∼5.5㎝다. 8점의 목간에선 한쪽에 끈을 묶기 위해 나무를 잘라냈으며, 일부 목간에는 실제로 끈을 묶었던 흔적도 발견했다.

4점의 목간에서는 3종류의 간지가 발견됐다. 1호 목간에선 '壬戌年'(임술년), 6호와 7호 목간에서는 '丙寅年'(병인년)이란 글자가 확인됐다. 3호 목간에서는 글자가 있는 부분이 파손돼 두 번째 글자 일부와 세 번째 글자 '年'(년)만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소는 "목간에 담긴 내용이 곡식과 관련된다는 점, 삼국 시대 신라의 지방 거점이 대부분 산성이었다는 점, 기존 신라 목간이 출토된 곳이 대부분 군사와 행정 거점이라는 점에서 팔거산성도 다른 출토 지역과 마찬가지로 군사적으로 중요하면서 물자가 집중되던 거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팔거산성은 금호강과 낙동강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7세기 초반 무렵 신라 왕경 서쪽 방어를 위한 전초기지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목간에는 '王私'(왕사)와 '下麦'(하맥)이라는 표현도 등장하는데, 정확한 의미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발굴조사는 석축 7기, 추정 집수지 2기, 수구(水口) 등의 유구가 발견됐다.

석축은 조사지역 북쪽 경사면에 조성됐으며, 일부 유구가 중복돼 있어 석축 사이에 축조 순서 또는 시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집수지는 남반부 평탄면에 조성됐는데, 추정 집수지 1호는 돌, 2호는 목재를 사용해 조성됐다.

특히 신라 목간이 출토된 추정 집수지 2호는 길이 7.8m, 너비 4.5m, 높이 약 3m이며, 면적은 35.1㎡이고 저수 용량은 10만5300ℓ다.

연구소는 "2019년 11월에 대구 인근 경산 소월리에서도 6세기 신라 토지 관련 목간이 발견됐지만, 대구 소재 유적에서 목간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화랑문화재연구원과 출토된 목간과 추정 집수지에 대한 보존 처리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 세이프타임즈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