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걸 한 번에 꿀꺽 받아먹는 사람이 없듯이, '하나님이 역겨워하신다'라는 표현은 '그런 짓거리를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사이비·이단 교주들은 자신들이 아주 대단한 말씀을 전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성경에서 금지한 아주 역겨운 행위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교주들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자신들이 준 뇌물이라고 억지를 부립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선물(膳物)과 뇌물(賂物)의 차이가 그것의 사용 용도와 교환가치에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주면서 '이건 뇌물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겉으로는 다 선물이라고 하면서 뇌물을 건넵니다.

그런데 뇌물은 내게 무엇을 준 대가로 상대가 그에 버금가는 이권을 요구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줬으니 나에게 그에 상응하는 걸 당신도 주라고 요구하는 게 뇌물입니다. 그러나 선물은 '내가 줬다는 것만 기억하라'는 상징적 행위를 요구합니다. 선물 받은 사람에게 다른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정이신 논설위원
▲정이신 논설위원

성경은 믿음을 통해 은혜로 구원받은 게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에베소서 1:8). 그래서 기독교의 구원은 특정한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이비·이단 교주들이 말한 구원은 성경에서 말한 게 아닌 저들의 뇌물입니다.

그러므로 그걸 받아들인 순간부터 교주들을 모시고 섬겨야 하는 족쇄를 차게 됩니다. 또 교주들은 추종자들에게 성경을 벗어난 비윤리적 교리를 받아들여 하나님의 말씀을 거절하라고 강요합니다. 이로 인해 교주들의 뇌물을 받으면 소중한 걸 잃게 되고 나중에 큰 손해를 봅니다.

창세기에서 가인은 자신의 제물을 하나님이 받지 않으시자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역겨운 꾀를 내 하나님께 정결한 제물을 바쳤던 동생 아벨을 죽였습니다. 사이비·이단 교주들도 이와 비슷합니다. 교주들은 하나님이 받지 않으시는 역겨운 제물을 들고 와서 정결한 제물을 가져 왔다고 사람들을 속입니다. 아벨이 믿음으로 가인보다 더 나은 제물을 드렸기에 하나님이 받으신 것인데(히브리서 11:4), 이런 말씀이 기록된 성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제물을 받는 주체는 인간이 아닙니다. 제물은 하나님이 받으시는 것이기에 그분이 보시고 정결하다고 평가해주셔야 합니다. 제물에 대한 평가를 사이비·이단 교주들이 하거나 제물을 바치는 사람들이 하는 시스템은 성경이 말한 기독교가 아닙니다.

구약시대 북이스라엘에서 명멸했던 왕조 중 오므리왕조의 두 번째 계승자였던 아합이 아무리 많은 제물을 드렸어도, 하나님은 그걸 역겹다고 거절하셨습니다. 아합이 정략 결혼한 그의 처 이세벨의 영향으로 '바알이 곧 하나님'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바알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며 제물을 드렸으니, 그분이 받으실 리 없습니다.

하나님은 뇌물로 만든 역겨운 제물을 드렸던 아합에게 엘리야를 통해 심판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러자 아합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회개하고 정결한 제물을 바친 게 아니라, 오히려 엘리야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엘리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줬더니 아합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정결한 제물을 바친 게 아니라, 상황 논리에 따라 엘리야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처럼 뇌물은 욕심에 따라 억지로 엮은 상황 논리를 따릅니다. '내가 너에게 뭔가를 줬다'라는 것만 중요하고, 그 상황이 어떤 타당함이나 정결함을 지녔는지 따지지 않습니다.

사이비·이단 교주들도 받기 싫은 걸 억지로 줘놓고 무조건 자신들은 뭔가를 줬다고 합니다. 교주가 성폭행을 저질렀으면서도 상대가 자신의 사랑을 오해했다고 주장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베푼 것이라고 합니다.

지저분해서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굳이 받으라고 해놓고, 이제 받았으니 자신에게 뭔가를 줘야 한다고 올가미를 씌웁니다. 그러니 선물로 위장한 교주들의 뇌물은 어떤 것이라도 받지 마십시오.

■ 정이신 논설위원·목사 △한양대 전기공학과 졸업 △백석대 신학대학원 졸업 △아나돗학교 대표간사 △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세이프타임즈에 '노희(路戱)와 더불어 책(冊)놀이' 연재, 칼럼집 <아나돗편지(같이 비를 맞고 걸어야 평화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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