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국민안전의 날이자 세월호 참사 7주기. 전국 곳곳에서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추모식이 열렸다.
새벽부터 경기 안산에서 출발한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유가족 22명은 목포해경이 준비한 3015 경비함을 타고 세월호가 침몰한 시각에 맞춰 오전 10시 30분부터 선상추모식을 진행했다.
유가족들은 3015함 탑승이 시작된 오전 7시쯤만 하더라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담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해경 전용부두를 출발하고 96㎞ 항로를 이동해 사고해역에 도착할 즈음에는 흰 장갑이 눈물에 젖어 들기 시작했다.
고 이호진군 아빠이자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대변인 이용기씨는 추모사에서 "오늘은 특별한 게 우리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갔던 요일도 겹치고 날씨도 사고 난 날과 비슷하다"며 "목이 메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추모식 진행을 맡은 이씨가 단원고 2학년 250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동안 유족들은 세월호 사고지점에 떠 있는 부표를 응시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헌화하는 순간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유족들은 경비함 갑판 난간에 붙어 국화꽃 한 송이를 쉽사리 던져버리지 못하고 꼭 쥐고 있다가 끝내 던지고선 꽃잎이 파도에 흐트러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떤 이들은 차가운 물 속에서 숨이 꺼져갔을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바닷속으로 연신 "사랑해"를 외쳤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구하다 숨진 단원고 교사 고 남윤철씨의 추모 행사도 모교 국민대 '남윤철 강의실'에서 열렸다.
국민대 영어영문학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단원고 영어 교사로 재직했다. 2014년 참사 당시 절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던 중 35세의 젊은 나이에 숨져 '세월호 의인'으로도 불린다.
2015년 국민대는 재학 중 마지막으로 전공 수업을 들었던 북악관 708호 강의실을 '남윤철 강의실'로 명명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남씨의 부친과 모친은 명판에 새겨진 아들의 얼굴을 한참 어루만졌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도 인천가족공원 추모관에서 열렸다. 재단법인 4·16재단이 주최한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박남춘 인천시장, 신은호 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는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1명의 봉안함이 안치돼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거행된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 및 4·16 생명안전공원 선포식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세월호는 계속 기억돼야 하고, 정부는 속도가 더디더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모든 직원이 노란 리본 배지를 착용하고 추모 묵념을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정치권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다시는 이 같은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사회적참사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 20여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확실한 진상규명을 다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4·7 재보선 참패 이후 첫 공개행보로 대전현충원을 찾아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을 구조하다 숨진 고 김초원 교사 등을 추모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묵념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께서 어린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데 죄책감과 상처를 갖고 있다"며 "비통함과 무력감을 다시는 느끼지 않도록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생명과 노동, 인간의 존엄을 중시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사회 곳곳의 안전 불감증을 걷어 내고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정치권의 성찰과 반성을 촉구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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