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9시 서울 도봉보건소 입구에 많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 이찬우 기자
▲ 26일 오전 9시 서울 도봉보건소 입구에 많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 이찬우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26일 전국에서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진 가운데 1만6000여명이 접종을 마쳤다.

백신 접종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402일 만에 시작됐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접종인원을 집계한 결과 전국 요양병원 등에서 1만6813명이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1차 우선접종 대상자 28만9480명 가운데 5.81%가 첫날 접종을 했다. 국내 인구(5200만명 기준) 대비 접종률은 0.03%다.

1차 접종은 철저한 출입통제 속에 진행됐다. 서울 도봉보건소는 열 체크, 출입명부 작성 뿐만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출입하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서울 도봉보건소 앞은 이른 아침부터 취재현장을 담기 위해 취재진이 몰렸다. 시민들도 발검을 멈추고 첫 접종 현장을 지켜봤다.

접종 현장은 접종자 외에 선정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었다..

백신을 맞은 후 이상반응을 보인 접종자도 일부 있었다.

▲ 26일 오전 9시 서울 도봉보건소 앞에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 이찬우 기자
▲ 26일 오전 9시 서울 도봉보건소 앞에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 이찬우 기자

경북 포항에서는 50대 여성이 접종 후 30분 이상 고혈압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 여성은 두통약을 처방받은 뒤 퇴원했다.

인천에서는 40~50대 요양병원 간호사 2명이 혈압이 오르고 몸에 저릿저릿한 느낌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액 주사를 맞고 상태가 호전돼 업무에 복귀했다.

국내 첫 접종자는 예정보다 15분 일찍 서울에서 나왔다.

서울 상계요양원 요양보호사인 이경순(61)씨는 노원구 보건소에서 오전 8시 45분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이씨는 접종을 마친 후 "아침에 약간 긴장했지만 (지금은) 괜찮다. 그동안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긴장됐는데 백신 접종을 받으니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1호 접종자'를 지정하지 않았지만 이씨가 당초 백신접종 시작 시각인 9시보다 15분 먼저 접종받음에 따라 사실상 1호 접종자가 됐다.

지역별 1호 접종자들도 백신을 맞은 뒤 일제히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 의료진 1호 접종자인 해운대구 온화노인요양원 간호과장 김순이(57)씨는 "요양원에 종사해 당연히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엔 백신에 대해 불안감도 있었지만, 오히려 백신을 맞고 나니 (불안감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제주 1호 접종자로 나선 요양보호사 양은경(48)씨는 "독감 주사보다 아프지 않다. 독감주사의 경우 양이 많아서인지 주사를 맞은 부위가 뭉치거나 딱딱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코로나19 백신은 그렇지 않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날이 빨리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접종 현장을 참관했다.

▲ 26일 서울 도봉구 보건소를 비롯해  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 이찬우 기자
▲ 26일 서울 도봉구 보건소를 비롯해 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 이찬우 기자

백신 접종은 오전 9시 이후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5813곳의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들로,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 가운데 실제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전날 기준으로 28만9480명이다. 접종 동의율은 93.7%로 높은 편이다.

첫날인 이날은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천266명과 요양병원의 일부 입소자·종사자가 접종을 받았다. 전날까지 백신을 수령한 요양병원은 292개다.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는 보건소로 가서 접종을 한다.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가 있는 요양시설에는 보건소 접종팀이나 의사가 '찾아가는 접종'을 한다.

요양병원에서는 내부 의료진이 자체 계획에 따라 접종을 시행한다.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은 3월 초에 완료되고, 2차 접종은 1차 접종 후 약 8주 뒤에 시행된다.

화이자 백신 접종은 하루 후인 27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3중 검증 절차를 거쳐 허가됐고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접종받고 있는 것"이라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순서에 해당하는 분은 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 세이프타임즈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