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이 9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통신
▲WHO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이 9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통신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최초 발병지인 중국 우한(武漢)을 찾아 조사를 벌였지만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는 데 실패했다.

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을 이끄는 식품안전과 동물질병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은 9일 우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지 조사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바꾸진 못했다고 말했다.

애초 WHO는 우한 현지 조사에서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히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팀 일원인 도미닉 드와이어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완전히 파악하려면 몇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엠바렉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아 관련 추가 조사는 필요하지 않다"며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방문한 결과 이곳에서는 무엇도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는 연구소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중국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완강히 부인해왔다.

엠바렉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중간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그는 콜드체인(냉동식품 운송)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냉동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인간에 전파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수입 냉동식품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을 했다.

엠바렉은 초기 환자들이 많이 발생한 화난수산물시장 밖에서도 바이러스 전파가 많았다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이 시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식재료로 팔린 냉동 야생동물에도 주목하면서 일부 종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의 숙주 동물에서 화난수산물시장까지 바이러스의 경로는 매우 길고 복잡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애초에 알려진 것보다 더 일찍 퍼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엠바렉은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조사한 결과 환자가 처음 보고된 2019년 12월 이전에 우한이나 다른 곳에서 대규모 감염이 있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정부와 WHO가 몇달간 협상을 벌인 끝에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압력 속에 WHO 전문가 조사를 받아들였지만 바이러스가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기원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WHO 전문가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기 위해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확인된 우한을 방문해 조사를 벌여왔지만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14일 우한에 도착해 2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화난수산물시장과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중국 측 패널 대표 량완녠 칭화대학 교수는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견되기 전에 다른 지역에서 먼저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12월 이전에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상당한 규모로 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느 동물에서 비롯됐는지 아직 밝히지 못했으며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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