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춘 동국대 안전공학과 교수
▲ 김동춘 동국대 안전공학과 교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도 불안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금지된 세상'이 됐다. 모두가 불안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물 좋고 공기 좋고, 환경이 좋은 대한민국이 숨 쉬는 공기를 마시기조차 겁이 나고 두려워졌다. 모든 것이 바이러스균 때문이다.

5년전 메르스라는 아주 못 쓸 놈이 괴롭히더니, 이제는 메르스는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아주 센 코로나19는 공포를 넘어 호시탐탐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1년 내내 코로나란 놈은 지구를 시끄럽고, 공포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변종까지 출현해 걱정이 더 앞선다. '통금해제'는 기약이 없다. 희망이라는 비상구도 쉽게 보이지 않는다.

외국은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암울하고 답답하기만 한 세월을 언제까지 보내야 하는지 한숨이 나온다.

정치인들은 선거때만 되면 '공짜와 복지'를 공약으로 남발한다. 금방이라도 한국을 '복지의 천국'으로 만들 것 같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다. 정치인들의 복지 공약(空約)에 속은 것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정치인과 관료들 때문에 한국이 편안하고, 행복한 나라, 복지국가로만 알았다.

그러나 코로나란 놈과 위정자들 때문에 더 겁나고, 불안하기만 하다.

코로나는 복지가 아닌 안전보건이 가장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 우리네 살림살이까지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바이러스 정보나 대응체계 하나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현실이 의아할 뿐이다.

몇 년 전 불산 누출 대응 태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불산에 정보나 지식이 체계화 되지 않았다.

불산이 누출되자 물로 꺼야하는지, 석회석으로 덮어야하는지도 몰랐다. 소방호수로 물을 뿌렸더니 "그것은 아니다"라고 외치는 분들. 석회석으로 덮어야한다는 소위 전문가들의 말에 언론도 춤을 췄다.

보호구도 없이 사고 현장에 '용감하게' 투입돼 피해를 자처한 것이 현실이었다. 바이러스나 물질에 대한 무지한 대응으로 나라만 시끄러웠다.

결국 사람과 식물은 혹독한 희생의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면서 안전보건분야 실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 의술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의료관광'으로 외국인까지 몰려 들면서 외화수입도 만만치 않았다.

산업기술도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세계10위권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세계 1등 기술도 많이 보유, 행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 온 고도성장의 성장통을 앓고 있다.

국가나 사회 어딘가에 허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세월호 사고, 메르스라는 감염병 확산, 자고 나면 크고 작은 사건 사고, 화재폭발로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가. 아직도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되야 하나.

정부가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그렇게도 부르짖었는데도 과연 얼마나 줄었을까.

복지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국민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건강한 삶'이 시급하다. 감염병 예방 등의 안전보건분야에 대한 범 국가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안전보건에 실질적인 관심과 가시적인 투자를 할 때인 것 같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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