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전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통금으로 텅 빈 파리의 한 거리. ⓒ AP
▲ 프랑스 전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통금으로 텅 빈 파리의 한 거리. ⓒ AP

프랑스 샹파뉴에서 힘없는 겨울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오후 4시30분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와인 농장 일꾼들은 하던 일을 멈춘다.

작업장에서 복귀해 옷을 갈아입고 차에 올라타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90분 남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후 6시부터는 '통금'이기 때문이다.

미국 AP통신은 14일(현지시각)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통금에 대해 보도했다. 퇴근 후 즐기던 사교 모임과 하교 후 참여하던 동아리 활동은 물론이고 간단한 생필품 구매를 제외한 모든 구매 활동도 금지됐다.

합당한 이유 없이 통금을 지키지 않을 경우 18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135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오후 6시는 모든 것이 멈추는 시간"이라고 샹파뉴 한 농부는 전했다.

프랑스는 3번째 전국 봉쇄 사태를 막기 위해 통행금지를 이어가는 쪽을 택하고 있다.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프랑스의 많은 지역들은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12시간의 통금을 시행하고 있다.

12시간의 통금은 유럽연합 27개국이 시행하고 있는 통금 중 가장 길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16일부터는 프랑스 전 지역으로 통금이 확대된다고 밝혔다.

전국에 통금이 시행되면 상점들은 오후 6시 문을 닫아야 하며 야외 활동은 금지된다. 노동자들은 통금시간에 출퇴근이나 출장 등을 갈 경우 사용자의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프랑스는 현재까지 코로나 사망자 6만9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최소 2주의 강력한 통금으로 바이러스 전파 속도와 확진자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통금을 시행한다. 이탈리아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라트비아는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통행 금지다.

그러나 '통금 회의론자'들은 통금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오후 6시 전에 퇴근을 하고 장을 보는 등 인구가 밀집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르세유의 한 여자 럭비팀 코치인 펠리시 귀노씨는 통금으로 인해 붐비게 된 대중 교통이 "악몽 같다"며 "모두가 6시까지 집에 가려면 그야말로 엉망진창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레 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고향이기도 한 브장송에서 악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장-샤를 발레씨는 "통금 때문에 퇴근 후 매장을 찾던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바로 집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국민들이 이렇게 불편을 겪고 있지만 통금이 '봉쇄조치'보다는 낫다고 평가하고 있다.

통금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것이 봉쇄조치로 24시간 내내 집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견딜만하기 때문이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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