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뉴스'가 갈수록 뜨겁다. 명실공히 우리나라가 배출한 흔치 않은 국제적 지도자임이 분명하다. 어린이의 우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어린이는 늘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는 청소년의 우상이요, 나라의 자산이다. 현재까지는 존경하지 않는 국민이 없을 정도라고 단언한다.

'안철수 신드롬'도 있었다. 반기문과 더불어 생존인물 가운데 교과서에 실린 몇 안 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당연히 학생의 우상이었다. 구태정치에 신물난 중도적이고 건전한 국민 대다수가 지지했다. 40대 중년층에게 40%에 달하는 고공지지율도 있었다. 그는 '국민의 부름'이라 생각해 아수라장인 정치판에 몸을 실었다.

지금 안철수는 어떤가. 학생의 존경, 국민지지가 유지되고 있는가. 선한 인상, 잘 생긴 얼굴에 핏대 올리는 모습, 정적들로부터 욕을 얻어먹고, 대학교수 출신이 정적을 비난하고 있는 '정치가 안철수'의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진 않았는지 묻고 싶다.

'제2의 안철수 길'을 가려는 사람이 반기문이다. 진정한 애국적인 국민은 안철수 정치행을 마음속으로 말렸다. 어린이의 꿈과 우상을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앞수레의 엎어진 궤적을 보면서도 '정치인 반기문'으로의 변신을 시사하고 있다.

김영배 세이프타임즈 고문(논설위원)

학생의 우상이요, 국민의 자랑인 반기문마저 더러운 한국 정치판에서 잃을까 두렵다. 정치인 중에는 간신이 많다. 그들의 말은 항상 귀에 솔깃하다. 물에 빠져도 건지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치인이라는 조소가 회자되는 게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반기문이여, 그들에게 이용당하지 말라.

반기문, 또 하나의 훌륭한 인물이 속인으로 매몰되고 말 것인가. 정치는 이미 이전투구판에 몸버린 사람들에게 맞겨 두라. 특정인이 아니라도 권력을 잡고자 발악하는 사람들은 많고 많다. 누가 권력을 잡아도 그게 그거라는 것을 국민들은 이제 다 안다. 인물이든 동식물이든 기후와 풍토가 성장을 좌우한다. 우리 정치기상과 풍토에선 훌륭한 정치가나 성공한 대통령이 나오기 힘들다. 모든 걸 털어버리고,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찬양 속에 귀국해 의연히 후학들을 가르쳐라. 외교와 정치는 다르다는 것부터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성인이었던 공맹은 천하구제에 실패하고서도 향리로 돌아가 진정을 다해 후학을 가르쳤기에 그 명예와 덕이 수천 년을 흘러가고 있지 않는가. 대한민국은 위대하고, 국민은 자랑스러워도, 대통령을 한 자들은 거의 자랑스럽지 않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공과 과오가 비등하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의 업적과 인품을 세계가 어떻게 평가하든 간에 국민에겐 사랑과 존경의 대상이다. 자랑스런 유엔 사무총장이고, 반세기가 더 흘러도 다시 탄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국가적 명예다. 어린이와 국민의 진정한 사랑과 존경을 영원히 받을 것인가. 이전투구판에서 피 흘리며, 때 묻은 월계관을 쓰고, 반만의 칭송을 받을 것인가. 자칫하면 만신창이가 돼 쓰러져 영원히 드러누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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