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소방본부 "단순 연기흡입 88명 병원이송 진화중"
박완주 의원 "울산 초고층 화재진압 고가사다리차 없어"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 진광태 기자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 진광태 기자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화재가 11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다.

8일 오후 11시 14분쯤 발생한 화재는 큰 불길은 잡혔지만 밤사이 강한 바람 탓에 완전히 진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9일 새벽 건물 18층 부근에서 다시 화염이 솟아 소방청은 이날 오전 6시 15분 고가사다리차 고성능 화학차 등 특수 소방장비와 펌프차, 물탱크차 동원령을 내렸다.

소방청은 "건물 외벽이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시공돼 있고, 패널 속에 숨어 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불특정 층에서 되살아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러 상황을 염두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부산, 대구, 경북, 경남 등 인근 시·도 소방본부 특수장비 출동을 명령했다.

날이 밝으면서 울산소방 헬기 1대도 진압에 동원됐다. 울산소방본부는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77명을 구조하고 단순 연기흡입으로 모두 88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위해 소방장비 작용과 점검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위해 소방장비 작용과 점검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 열기로 치솟으면서 스프링클러 헤드가 터지고 옥상 수조에 물이 고갈돼 진화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불이 난 주상복합 삼환아르누보는 지하 2층~지상 33층 규모(높이 113m)에 127가구와 상가가 입주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소방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울산시 등 지자체는 모든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신속히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하라"며 "소방대원들의 안전에도 유의해달라"고 주문했다.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남 소방본부가 지원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남 소방본부가 지원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울산 남구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현장을 찾아 진화와 인명구조 상황을 살폈다. 진 장관은 새벽 KTX 편으로 현장으로 출발, 오전 8시3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진 장관은 앞서 화재발생 직후 상황을 보고받고 "울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경찰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진 장관은 또 "구조 과정에서 소방대원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달라"며 "화재 사실을 주변에 신속히 전달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 울산 초고층 화재진압 고가사다리차 없어

울산지역에 초고층 화재를 진압하는 70m 고가사다리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일반 사다리차는 461대가 있다. 최대 건물 23층 높이까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70m 고가사다리차는 10대뿐이다.

서울·경기·인천이 2대씩 보유하고 있고, 부산·대전·세종·제주에 1대씩 있다. 울산을 비롯한 나머지 지자체에는 70m 사다리차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일 밤 울산에서 발생한 화재에도 고가사다리차가 동원됐지만, 살수 작업은 건물 중간층 정도까지만 이뤄졌다. 고층부 화재는 소방대원들이 개별 호실에 진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압했다.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응급상황에 대비해 구조대원이 대기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응급상황에 대비해 구조대원이 대기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다만 70m 사다리차도 30층이 넘는 초고층 건물 화재 대응이 어렵고, 도심에서 진입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등 한계가 있다.

불이 난 울산의 아파트도 최고 높이가 113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불연성 건축자재를 사용하거나 소방시설을 강화하는 등 건축물 내 화재 예방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전국에는 30층 이상 고층 건물이 469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가 3885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복합건축물 690개, 업무시설 90개, 숙박시설 18개, 공장 5개 등 순이었다.

박 의원은 "울산의 아파트 화재가 12층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70m 고가사다리차가 있었다면 빠른 대응이 가능했을 수 있다"면서 "이번 화재에서 드러난 건축 자재, 소방시설, 화재 대응 장비 등 관련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고층 건축물 화재 안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세이프타임즈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적십자 봉사단체등이 밤새 화재 진압한 소방대원을 위한 식사등을 준비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 9일 울산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가 강풍과 고층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적십자 봉사단체등이 밤새 화재 진압한 소방대원을 위한 식사등을 준비하고 있다. ⓒ 진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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